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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24] 아프리카, 한·중·일 에어컨 회사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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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 24] 아프리카, 한·중·일 에어컨 회사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

LG전자와 중국기업 오래전부터 시장 공략해와…최근에는 일본기업도 가세

이집트의 고층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들. 13억 인구의 아프리카 에어컨 시장이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새로운 전장터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이집트의 고층 지붕에 설치된 에어컨들. 13억 인구의 아프리카 에어컨 시장이 한국과 중국과 일본의 새로운 전장터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13억 인구의 아프리카 에어컨시장이 한국, 중국과 일본 3국의 새로운 전장터로 부상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프리카는 세계 에어컨시장의 마지막 개척시장으로 등장했다. 지난 2018년 전세계에 1억1000만대의 에어컨이 판매됐으나 이중 아프리카에서 팔린 에어컨은 300만대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아프라카대륙에서 에어컨 판매가 부진한 것은 말을 뒤집으면 시장개척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라고 지적한다.
아프리카시장을 충분히 활용해 에어컨 수요붐이 일어나기 전에 기회를 잡기위해 LG전자 등 한국과 중국의 에어컨 제조회사들이 오랫동안 인내심을 갖고 사업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일본의 유명한 에어컨 회사 다이킨도 아프리카 에어컨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뜨거운 아프리카 대륙이 바야흐로 한국, 중국과 일본 에어컨 회사들의 새로운 전쟁터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프리카에 에어컨 수요가 낮은 것은 소득이 낮다는 점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전력부족으로 인해 에어컨을 사용하는 지역이 드물기 때문이다.

소득이 낮기는 하지만 저소득이 에어컨 수요부진의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남아프리카, 모로코, 나이지리아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에어컨 수요가 높은 나라로 꼽힌다. 3개국 모두 국민 1인당 월소득이 각각 477달러, 258달러, 146달러이며 이는 아프리카 다른 빈국에 비교해 높은 편이다.

나이지리아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LG전자의 1.5HP 에어컨 가격은 약 467달러이다. 같은 사양의 중국 하이센스(Hisense, 海信) 에어컨은 겨우 311달러다.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제조업체들은 무료설치 서비스와 5년 무상수리 보증도 제공한다.
중국 에어컨 브랜드는 대부분 이미 현지에 조립공장이 있기 때문에 매우 싼 가격의 에어컨을 출시할 수 있다.

중국의 가전메이커인 신코(Shinco)는 2005년초 나이지리아에 연간 50만대의 에어컨을 생산할 공장을 설립했다. 하이센스(Hisense)는 지난 2006년에는 이집트에 에어컨 제조공장을 설립해 남아프리카에 별도의 공장을 매입했다.

중국 메이디(Midea, 美的) 그룹은 이집트 에어컨 회사의 지분 32.5%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하이얼(Haier, 海尔)은 지난 2016년 8곳의 에어컨 제조시설 중 3곳을 아프리카-알제리, 튀니지 및 나이지리아 내에 설치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생산해 저렴한 가격의 중국브랜드 에어컨은 북아프리카와 동아프리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1위 에어컨브랜드 그리(Gree, 格力), 메이디, 하이얼, 하이센스 및 치고(Chigo, 志高) 등이 인기있는 중국브랜드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분명 에어커을 좋아하고 소득수준은 낮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에어컨을 구입할 여유가 있다.

아프라카대륙의 1인 국내총생산(GDP)은 거의 2000달러에 달한다. 조사회사 베어링포인트(BearingPoint)의 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1억5000만명이 하루에 4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

이같은 수입과 인구규모인데도 에어컨 판매가 저조한 것은 전력인프라가 거의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대륙은 전기가 부족하며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극히 소수다.

아프리카 전체에서 남아프리카는 가장 완전히 에너지 인프라를 갖춘 나라다. 그래서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대륙의 발전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발전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집트와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을 제외하면 다른 아프라카 국가에서는 전력공급에 문제를 안고 있다.

나이지리아, 에디오피파, 케냐는 모두 영토가 큰 국가이지만 1인당 전력소비량은 매우 적다. 말리와 같은 후진국에서는 연간 세대당 전력소비량이 선진국의 소비량과 비교해 더욱 낮다.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서는 6억명 가까운 아프리카인들이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가나에서는 정전이 보통 2시간마다 발생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하루당 평균 3~6시간 전력밖에 공급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전력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 부유층과 기업들은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발전기의 운영비용은 공공전력의 3~6배가 든다. 조명기구와 컴퓨터 등의 저전력기기에만 사용될 수 있다.

하이얼은 이같은 상황에 대응해 지난 2018년 나이지리아에서 발전기전용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 에어컨은 모든 유형의 발전기에 접속할 수 있다. 발전기가 작동하는 한 에어컨은 평소처럼 빨리 냉각을 시작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의 에어컨에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이 에어컨은 전기제품 시장에서 곧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어지러울 정도의 매출 급성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에어컨의 새로운 라인을 제조할 공장을 세웠다. 발전기 없이도 태양광발전 또는 태양전지 패널로부터 얻는 에너지로 작동된다.

에어컨의 에너지변환효율은 최대 98,9%이며 연간 사용자에게 전기요금를 내지 않아도 되는데 도움이 된다. 전기는 없지만 항상 태양에너지가 풍부한 아프리카국가들로서는 손쉬운 에어컨 에너지확보원이다.

최근에는 일본 다이킨이 기발한 전략으로 탄자니아 시장을 공략했는데 고객들이 각각 1.2달러의 낮은 렌탈비용으로 냉각장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인들도 가전제품의 전력소비를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전력인프라로 제약받고 있을 뿐이다. 이 과제를 극복하든지 인프라가 업그레이드 된다면 시장에서의 전기제품 수요는 급증할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는 수천건의 전력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총투자액은 3000억 달러를 넘는다. 그리고 중국기업들은 이들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완벽해지면 인구 2억명이 넘는 나이지리아와 같은 나라는 에어컨 시장뿐만 아니라 전기제품 분야에서도 큰 수요를 낼 것이다. .

아프리카 대륙이 에어컨뿐만 아니라 각종 전기제품시장에서 한중일의 각축장으로 부상하는 것은 분명해지고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