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수직적이고 권력적인 구조에 일반 직원들은 억울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나 상사가 있다. 최고경영자라 해도 고객과 주주가 있다. 리더들 또한 보고를 잘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보고를 하는 사안들의 중요성이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부담이 더 크다 하겠다. 이렇듯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을 생각하며 몇 가지로 정리를 해보았다.
첫째, 리더는 한 조직을 대표하여 보고하는 사람이므로 주어는 ‘나’가 아닌 ‘담당 조직’이 되어야 한다. 성과나 업적을 본인의 공으로 가져가지 않고, 조직이 함께 한 결과물임을 주지하고 명기해야 한다. 대신 책임은 더 많이 짊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보고의 내용을 인지 하고 있어야 한다. 구성원이 작성한 보고를 그대로 가지고 가서, 상사가 묻는 말에 ‘나는 모른다.’거나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둘째, 편집을 잘해야 한다. 구성원에게 작성을 지시했다고 하더라도 한 번은 본인이 직접 손을 보길 권한다. 여러 구성원이 조사하고 보고한 내용을 보고 목적과 상사에 맞게 잘 편집해야 한다. 당신이 바라는 대로 구성원이 보고서를 단번에 작성해오기는 어렵다. 정보와 관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보고할 안건의 주요 포인트를 리더인 당신만큼 구성원이 잘 알기는 어렵다. 애초 보고 안건에 대해 상사의 기대를 확인한 것도 리더인 당신이여야 한다.
셋째, 보고를 마치고 난 후의 공유가 중요하다. 실무자라면 본인이 보고하는 선에서 끝나겠지만 리더라면 보고의 결과나 상부의 피드백을 구성원에게 공유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그 다음에 이어질 일들을 함께 잘 대응하고 준비할 수 있다. 가급적이면 보고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에 알리는 것이 좋다. 별다른 상사 피드백이 없었다 할지라도 우리가 함께 준비한 내용 보고를 마쳤음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피드백 내용이 있는 경우, 이를 투명하게 알리고 그 다음 스텝을 어떻게 밟아 나가면 좋을지 함께 논의한다.
물론, 보고의 ‘기본’적인 사항들은 ‘기본’적으로 잘 지켜야 한다.
우선 보고하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보고 시기를 약속했다면, 그 전에 상사가 진척 상황을 궁금해 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중간보고를 해야한다. 완벽을 기하다가 보고 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상사의 시간을 뺏지 않도록 언제 보고하는 것이 편한지 미리 상의할 필요가 있다. 나쁜 소식은 최대한 신속하게 보고할 수 있도록 한다.
보고를 말로 하는 경우와 보고서를 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보고서를 올리더라도 구두로 핵심을 전달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리더라면 내 보고가 어필이 잘 되도록 미리 핵심 사항을 한 문단 정도로 미리 정리해서 연습해보도록 한다.
이 모든 것이 상사와 관계가 좋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보고를 비롯한 업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김선영 플랜비디자인 수석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