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트럼프 잇단 자충수로 물 건너가는 재선…영 ‘가디언’지 선거전 철수 전망도

공유
0

[글로벌-이슈 24] 트럼프 잇단 자충수로 물 건너가는 재선…영 ‘가디언’지 선거전 철수 전망도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이 잇단 자충수를 두면서 재선이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영국 가디언지가 사설에서 선거전 철수까지 전망하고 나섰다.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이 잇단 자충수를 두면서 재선이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영국 가디언지가 사설에서 선거전 철수까지 전망하고 나섰다.

잘하려는 생각도, 싫은 소리 할 생각도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례없이 딱해 보인다. 패배의 분위기가 감돌면서 자화자찬, 호언장담의 달인이 오그라들어 보인다. 지난주에도 트럼프에게는 최악의 한 주였다. 근본적인 뭔가가 일어나지 않는 한 골프밖에 치지 않는 죽음의 몸이다.

트럼프는 재선이 불가능할 것 같은 갖가지 위기를 맞고 있다. 첫 번째 충격적인 의혹은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계 무장세력에 대해 미국 주둔 미군에 대한 공격에 성공하면 보수를 내겠다고 한 데 대해 트럼프 듣지도 못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선진 7개국 정상회의에 초청한 사건이다. 이 의혹은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가 지적한 대로 최악이다. 트럼프가 이를 알고 있었다면 미군 병사를 적에게 팔아넘긴 것과 다름없는 배신행위이며, 듣지 않았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위기에 어김없이 분개 트윗으로 화답했다. 6월 28일 밤 또다시 러시아에 의한 가짜 정보라며 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것은 믿을 만한 정보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고되지 않았다고 하면 이 정보는 신뢰할 수 없다고 도대체 어떻게 판단했는가.트럼프의 훌륭한 직감 때문일까.

케일리 매커내니 대통령 대변인은 의혹을 바로잡으려고 6월 29일 트럼프는 설명을 받지 않았다고 보도진에 변명했다. 그리고 이유는 정보의 정확성을 놓고 이론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해명과 사뭇 다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다.

트럼프가 직면한 문제는 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다. 그는 감염이 확대되고 있는 사실을 필사적으로 무시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에 의한 감염은 수습되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미국의 감염자 수는 급증 중이다. 게다가 당초 유행은 주로 민주당이 다수인 주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새로운 감염자의 대부분은 텍사스주나 플로리다주를 포함한 경합 주에서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 반인종차별 항의 활동도 있다. 트럼프는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려 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것은 자신의 게으른 성격이다. 그는 6월 26일 뉴저지로의 이동을 중단하고 확실한 질서 준수를 위해 수도 워싱턴에 머물기로 했다고 성대하게 발표했다. 하지만 다음 날 떠난 곳은 버지니아주의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이었다. 미국 CNN에 따르면 대통령 재임 중 골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271번째로 평균 4.6일에 한 번꼴로 골프를 치는 셈이다. 하지만 주말 내내 골프만 치고 다닌 게 아니라, 지지자 중 한 사람이 백인 지상주의를 보인다는 “화이트 파워!(백인의 힘)‘를 외치는 동영상을 리트윗했고 이후 삭제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는 국민이 줄줄이 목숨을 잃는 것을 걱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인종차별이나 경찰의 잔학행위에 대해서도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지지율은 염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지지율은 급락하고 있다. 최저 지지율을 보여주는 여론조사에 월등한 ’나르시스트‘인 트럼프도 자신이 질 가능성을 깨달은 듯하다. 트럼프는 지난 6월 26일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다. 그중에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까. 아마 그렇겠죠“라고 말하면서 "잘해 줄 생각도, 싫은 소리를 할 생각도 없지만 그는 말을 제대로 못한다”며 깎아내렸다.

곤경에 처한 트럼프는 선거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FOX뉴스는 최근, (익명의) 한 공화당 선거 참모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는 현재 ’불안한‘정신 상태에 있으며, 여론조사의 숫자가 회복되지 않으면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철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렸다.

하지만트럼프가 패배를 인정할 것 같지 않다. 패배자로 보일 바에는 소독액을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뒤졌을지 모르지만 이기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다. 트럼프의 임기는 끝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끝의 시작조차 없다. 그러나 아마도 시작의 끝일 것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