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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엔 추억을·젊은층엔 재미를"…삼성·LG, '뉴트로' 마케팅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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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엔 추억을·젊은층엔 재미를"…삼성·LG, '뉴트로' 마케팅 열전

삼성, 폴더폰·미닫이문 TV 등 복고 콘텐츠 공개
LG, 60년대 나온 ‘골드스타’ 에어컨 이벤트 진행

배우 최불암씨가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 역사관에서 국내 최초 세탁기인 금성사(現 LG전자)의 '백조세탁기'를 보며 50년 전을 추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배우 최불암씨가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 역사관에서 국내 최초 세탁기인 금성사(現 LG전자)의 '백조세탁기'를 보며 50년 전을 추억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국내 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전자가 최근 '추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뉴트로(new-tro, 새로운 복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삼성·LG "그때 그 시절엔 이런 제품이"…추억 마케팅 영상 공개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형 폴더폰 ‘애니콜’에 얽힌 사연이 담긴 한 남성의 영상을 공개했다.

‘오래된 핸드폰을 고집하는 한 사람의 특별한 이유’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에는 한 남성이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의 유품인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을 온전한 상태로 보전하게 되는 과정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 미닫이문을 열면 브라운관이 나오는 ‘이코노TV’를 전시하고 해당 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이코노TV는 삼성전자가 지난 1975년 출시한 흑백 TV로, 전원이 들어오면 바로 화면이 켜지는 브라운관을 처음 채택해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영상에는 삼성 ‘이코노TV’를 보고 "입장료를 5원씩 받고 입장을 하면 TV를 틀어주던 추억이 있다"면서 당시를 회상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LG전자는 지난 6일부터 '휘센'(WHISEN) 브랜드 출시 20주년을 맞아 골드스타(옛 LG전자) 에어컨에 얽힌 사진과 사연을 보내온 고객 가운데 5명을 선정해 휘센 씽큐 에어컨으로 교체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뉴트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국내 최초 세탁기인 '백조 세탁기' 출시 50주년을 맞아 당시 광고모델이었던 배우 최불암 씨를 내세운 영상 '한국인의 세탁'을 제작하며 뉴트로에 주목했다.

또한 LG전자는 최근 과거 '금성사'의 로고를 재해석한 뉴트로 콘셉트의 에코백, 유리컵 등 브랜드 '굿즈'도 만들었다.

국내 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전자가 최근 '추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뉴트로(new-tro, 새로운 복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 시민이 삼성전자 '이코노TV'를 추억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LG전자가 최근 '추억'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뉴트로(new-tro, 새로운 복고)'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한 시민이 삼성전자 '이코노TV'를 추억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캡처

◇'과거' 투영시켜 현재의 '높은 기술 경쟁력' 부각


국내외 가전 업계를 선도하는 삼성·LG전자가 뉴트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향수'와 '재미'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다. 오랜 세월 충성 고객에게는 과거 제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젊은층에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사가 과거의 모습을 통해 자사의 진보한 기술력 부각시켜 젊은 세대들에게 인정받겠다는 의도도 덧붙여진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코노TV' 광고 영상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40년간 TV의 역사를 새로 쓰다 못해 이젠 TV까지 '세로'로 만들어버렸다"면서 자사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이러한 뉴트로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삼성전자의 '이코노TV' 광고 유튜브 영상의 경우 8일 현재 누적 조회수 23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의 '한국인의 세탁' 영상은 폭발적인 반응으로 온라인 광고에 이어 TV 광고로까지 상영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마케팅은 오랜 시간 동안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아온 삼성·LG전자나 되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기술력을 알리기 위한 취지의 뉴트로 마케팅은 앞으로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