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대우산업개발에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양측의 협의를 거쳐 정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IB업계는 대략 3000억~4000억 원 사이로 추정 전망하고 있다.
앞서 2013년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이후 적자에 허덕이던 두산건설은 지난해 12월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 1996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23년 만에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것이다.
두산그룹은 지난해부터 두산건설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적극 매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없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업계는 두산건설의 높은 부채가 인수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결국,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을 물적분할하는 고육책을 단행했다. 밸류그로스 법인을 설립한 뒤 경기 고양시 ‘일산 위브더제니스스퀘어’ 상가와 경기 포천 칸리조트 개발사업 같은 부실자산을 넘기는 물적분할을 한 것이다. 이같은 분할을 통해 두산건설은 자산 2조 2270억 원, 부채 1조 7843억 원으로, 밸류그로스는 자산 2532억 원, 부채 800억 원으로 조정되기에 이르렀다.
두산건설 인수자로 거론되는 대우산업개발은 2011년 12월 대우자동차판매에서 건설사업 부문을 분할해 설립된 회사로 아파트 브랜드 '이안(iaan)'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 종합부동산개발투자기업 풍화그룹이 대주주로, 대우산업개발 지분 56.70%를 보유하고 있다.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 인수에 나선 것은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노림수로 풀이된다. 대우산업개발은 ‘이안’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한계를 안고 있어 기업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두산건설을 인수해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를 앞세워 주택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두산건설 인수와 관련해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면서 “다음주 중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며 말을 아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