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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물부족 국가 호주, 중국에 '물 권리' 팔고 속이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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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물부족 국가 호주, 중국에 '물 권리' 팔고 속이 타들어간다

濠 물부족 대비 상수원 악의적 의도 매수…건조한 대륙 땅소유 농부에 물 권리 부여
외국기업 등 포함 모든 사람 투자 가능…中, 호주 물 사용권 가진 가장 큰 소유주

중국이 호주에서의 가뭄과 물 부족에 대비해 호주의 상수원을 악의적인 의도로 매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호주에서의 가뭄과 물 부족에 대비해 호주의 상수원을 악의적인 의도로 매수하고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호주와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호주에서는 중국에 대한 불신과 경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호주에서의 가뭄과 물 부족에 대비해 호주의 상수원을 악의적인 의도로 매수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은 1980년대에 호주 일부 지역에서 무역이 가능한 상품으로 만들어졌다. 그 뒤 수년에 걸쳐 시장은 연간 30억 호주달러(약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인 호주에서는 땅을 소유한 농부들에게 물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물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외국 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권리에 투자할 수 있다. 정부가 그러한 권리에 대한 외국인 소유의 등록부를 가지고 있지만, 투자의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는다. 일부 보고에 따르면 이러한 투자자들이 항상 건전하게 조사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업데이트 된 외국인 물 사용권 등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호주 물 사용권을 가진 가장 큰 외국인 소유주라는 것이 밝혀졌다. 종래 1위였던 미국을 앞섰다.

지난해 6월 현재 중국 투자자들은 시중에서 팔 수 있는 물 가운데 1.9%인 7560억 리터를 보유하고 있다. 2위인 미국은 1.85%인 7130억 리터를 소유하고 있었다. 호주의 물에 대한 외국인 소유는 2018년 6월 10.4%에서 현재 10.5%로 증가했다.

지난해는 역사상 가장 덥고 건조한 해였다. 물 비용은 일반적으로 가뭄 동안 100만 리터 당 1000호주달러에서 폭우 후 100만 리터 당 20호주달러 사이에서 변동된다. 수도 요금은 주마다 다르다. 5월 현재 서부 호주는 분기별 요금이 234호주달러인 반면 태즈메이니아는 365호주달러를 지불했다.

이 같은 내용은 호주의 최대 언론 중 한 곳에서 '중국인들의 물 고문'이라는 제목의 헤드라인 기사를 내보내면서 중국을 비판하는 논쟁을 촉발시켰다. 전국의 다른 신문들도 관련 기사를 실었고, 이 신문은 중국과 호주 물의 보안에 관한 새로운 음모론을 온라인에서 불러일으켰다. 한 인기 있는 아침식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그의 청취자들에게 중국이 "우리 물 위에 두 손을 얹었다"면서 "우리 농부들이 강탈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주 국립대학교 물경제, 환경 및 정책 센터의 쿠엔틴 그라프톤 교수는 "물을 거래하는 것은 상당한 이익을 포함하고 있지만 호주 물의 외국인 소유가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며, 중국 소유에 대한 우려는 그리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물을 누가 소유하든, 그들이 중국이든 미국이든 호주든, 물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수출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누가 물을 소유하고 있는지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이 정확히 어느 정도, 어디에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 시장 규모, 시장의 경쟁성, 거래량 면에서 호주 시장은 크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것은 개인 저장고에 있는 물의 실시간 정보다. 이것은 우리가 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적어도 두 개의 중국 국영기업이 호주에서 물 사용권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회사인 차이나텍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지난 2018년 호주 소고기 수출 거래의 실패에 대해 쇠고기 공급자에게 3135만 호주달러를 배상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 의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뉴사우스웨일스 주 의회 헬렌 달튼은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다. 지난해 그녀는 국내외 정치인과 기업체들의 물 이익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한편 호주 업체와 외국업체 모두가 시장 조작을 통해 물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조사에 나섰다. 올해 말까지 ACCC 보고서가 발표되면 시장 조작의 여부가 명확해질 것이며 중국의 음모론도 사실인지의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한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