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글로벌 해운 통계업체 알파라이너 자료에 따르면 HMM 선복량은 59만3620 TEU를 기록했다. 이는 경쟁업체 대만선사 양밍해운 선복량 59만1811 TEU를 뛰어 넘은 성적표다. 1 TEU는 20피트(약 6.09m)컨테이너 1개 단위를 뜻한다.
HMM은 지난 4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해운동맹에 합류했다. 해운동맹은 회원사끼리 선박공유가 가능해지는 시스템을 뜻한다. 디 얼라이언스에는 세계 5위 하팍로이드(독일), 6위 원(ONE)(일본), 9위 양밍해운 등이 가입해 있다.
세계 각국 선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에 따른 불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선복량 규모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삼정회계법인이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에 비해 10.6%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 1위선사 머스크와 2위 선사 MSC는 해운노선을 축소해 선복량을 약 21%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선복량은 총 770만 TEU이며 축소되는 선복량은 161만 TEU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HMM은 선복량 규모를 오히려 늘리는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규모의 경제가 가잘 잘 적용되는 시장"이라며 "선복량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는 이익을 확보하기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HMM이 선복량을 늘리는 또 다른 이유는 2만4000 TEU의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최근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이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보다 연간 약 64억원(유럽 항로 기준)의 운항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제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HMM이 올해 2만4000 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 받고 대선(빌려준 선박)중인 선박 등을 포함하면 모두 100만 TEU 급 선복량을 거머쥔다. 이는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때 잃어버린 한국 해운업 위상을 되찾는 셈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파산 때 잃어버린 선복량은 총 105만 TEU에 달한다"라며 "HMM은 국적선사의 규모를 갖췄으며 영업적자도 꾸준히 축소돼 오는 3분기에 흑자로 돌아서는 등 경영 성적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