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될성부른' 스타트업 마중물 주는 네이버·카카오

공유
7

'될성부른' 스타트업 마중물 주는 네이버·카카오

수년 째 스타트업 발굴…VC 자회사 운영하며 투자·지원으로 산업 육성
네이버, '기술'에 초점…AI·데이터·디지털 헬스케어 유망 기술 투자 집중
카카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초점…왓챠·당근마켓 등 유명업체 발굴

언택트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양대 IT기업 네이버, 카카오가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에 투자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활용하는 것이다. 두 기업 모두 각각 산하에 벤처 캐피탈(VC)을 운영,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네이버, 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사진=네이버, 카카오

네이버 카카오 스타트업 투자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 카카오 스타트업 투자

◇ 네이버, ‘기술’ 지닌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


D2스타트업팩토리 이미지. 사진=네이버이미지 확대보기
D2스타트업팩토리 이미지.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초기창업을 돕는 창업기획자) 'D2 스타트업팩토리(이하 D2SF)'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이 회사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에 집중한다. D2SF가 현재까지 투자한 스타트업은 총 49개로,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데이터 분석,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 교육,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왔다.

네이버가 특히 '기술' 스타트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원천기술'에 집중한 기업들이 외부에 기술의 가치와 혁신성을 입증하기 어려워한다는 점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래텀’의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0억 이상 투자받은 스타트업의 전체 투자 유치 금액 중 기술 스타트업이 받은 금액의 비중은 7%에 그쳤다.

네이버 관계자는 "한국의 스타트업 시장 규모는 미국 실리콘밸리보다 훨씬 작고, 일반인, 혹은 증권가에서 '원천기술'의 최종적인 가치의 정도를 이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기술 스타트업의 투자 성공과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결국 새로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될 수 있다. 이들을 더 지원해주고 육성해주기 위해 D2SF를 출범시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올해 디지털 헬스, 데이터 분석, 에듀테크, 모빌리티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다수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퓨리오사AI, 크라우드웍스, 클로봇 등 대외적 성과를 내는 스타트업도 여럿 있다. 특히 크라우드웍스의 경우 음성 데이터 수집, 이미지 데이터 전처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가공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네이버와 협력해 현재 100여 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들이 구축한 AI 학습 데이터셋은 네이버 클로바, 파파고, V라이브 등 다양한 서비스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육성한 스타트업 중 일부는 네이버가 직접 인수하기도 한다. 지난 2017년 네이버는 딥러닝 알고리즘 등 AI 기술 스타트업 '컴퍼니AI'를 인수, 클로바와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1월엔 AI 비전 기술 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 네이버웹툰 콘텐츠 기술 고도화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D2SF는 단순 투자뿐 아니라 기술 개발, 사업 관련 피드백, 인프라,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AI, 데이터 등 성장 유망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 발굴과 지원은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초점’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미지. 사진=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이미지. 사진=카카오인베스트먼트 갈무리


카카오의 경우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는 것에 더욱 집중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등 2개 VC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기업이 현재까지 진행한 투자 건수는 200여 개에 달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의 아이디어와 가능성 자체를 보고 판단하기도 해 극초기 팀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본격 확장 단계(Growth)의 후기 스타트업에 투자해 인수합병이나 IPO 등 엑시트 기회를 제공한다. 카카오벤처스의 경우 초기 기업부터 시리즈A급 성장 단계 스타트업의 투자에 집중한다.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 스타트업 중에서도 카카오의 투자를 받은 경우가 더러 있다. 대표적으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와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 블록체인·핀테크 기업 두나무, 게임사 넵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넵튠은 카카오벤처스의 성공적인 투자 사례 중 하나로, 지난 2016년 코스닥 상장했다. 이 회사에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를 했던 카카오벤처스는 상장 당시 10배 이상 수익을 냈다. 국내 주요 OTT로 꼽히고 있는 '왓챠'의 경우 카카오벤처스(전 케이큐브벤처스)의 시드 투자 기업으로, 현재 IPO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한 번개장터의 경우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해왔으며, 현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카카오가 직접 투자, 인수를 통해 자사 사업 강화에 나서는 사례도 있다. 카카오는 일찌감치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서비스하던 '록앤올'을 인수하며 모빌리티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카카오 역시 단순 투자금 지원 외에도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 문화를 만들어가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성장을 돕고 있다. 카카오 측은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을 ‘패밀리’라고 지칭하며 지속적이고 끈끈한 패밀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월 1회 이상 네트워킹 모임인 ‘패밀리데이’, 동종 사업 분야별 패밀리 모임 등을 통해 패밀리 간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CEO가 갖는 고민을 교류하는 장을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