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정을 대대적으로 풀고 있고 기업도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시중통화량 M2는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으로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을 포함한다.
5월 증가액 35조4000억 원은 198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4월의 기록(34조원)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통계 이전 전체 통화량 수준이 지금과 비교해 매우 낮은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 5월 통화량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불어난 셈이다.
주체별로는 가계와 비영리단체에서 15조1000억 원, 기업에서 14조6000억 원, 기타금융기관에서 7조 원씩 통화량이 늘었다.
상품 중에서는 요구불예금(+15조7000억 원), (MMF(+10조9000억 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0조4000억 원) 등은 늘었지만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은 오히려 7조9000억 원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와 비영리단체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중심으로 증가했고 기업은 2년 미만 외화예수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 역대급으로 돈이 풀려났지만 제대로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도 극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 심리가 잔뜩 움츠러든 탓이다.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는 1분기 15.3배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7년 1분기 16.4배에서 지난해 1분기 15.7배로 떨어진 뒤 정체됐다가 다시 하락 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