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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가 게임으로, 게임이 영화·드라마로"…게임업계, IP 무한 확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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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가 게임으로, 게임이 영화·드라마로"…게임업계, IP 무한 확장 중

하반기 슬램덩크·동방불패·왕좌의게임 등 히트 IP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
게임 IP의 영화·드라마화도 활발…세계관 연대기 정리해 IP 활용 준비도

최근 게임업계에서 콘텐츠 장르를 넘나드는 지식재산권(IP) 교류·확장이 활발하다. 전설적인 유명 만화·영화 IP가 게임으로 재탄생되는가 하면, 반대로 게임사들이 만들어낸 게임 IP들은 영화나 드라마, 때론 텍스트 콘텐츠로 나오고 있다.

IP는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을 뜻한다. 지적 창조물에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에 부여한 법적 권리로, 게임 업계에서는 콘텐츠의 핵심 캐릭터나 스토리에 부여된 권리를 지칭한다.
일본에서 탄생한 글로벌 흥행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1990년대 후반부터 시리즈 게임으로 출시됐고, 지난 2016년엔 모바일 AR게임 '포켓몬 고'로 재탄생돼 크게 흥행한 사례는 유명하다.

나이언틱의 '포켓몬 고', 넷마블의 일곱개의 대죄,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이미지.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나이언틱의 '포켓몬 고', 넷마블의 일곱개의 대죄,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이미지. 사진=각 사

이 외에도 각종 만화, 영화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들은 꾸준히 나온다. 국내 게임사 넷마블이 지난해 6월 출시한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는 글로벌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게임은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개의 대죄' IP에 기반한 게임이다. 지난해 국내, 일본 출시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지난 3월엔 글로벌 170여 개국에 출시했다. 모바일 앱 마켓 분석사이트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이 게임은 63개국의 애플 앱스토어와 82개국의 구글 플레이에서 상위 100위 권을 차지하고 있다. 북미 앱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3위,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의 만화 IP이자 영화 시리즈인 '마블'을 활용한 게임인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도 넷마블의 매출을 견인한다. 지난 1분기 기준 넷마블의 전체 게임 매출 중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와 일곱개의 대죄의 비중은 각각 14%, 12%에 달했다.

게임사들이 인기 영화, 만화 IP에 기반한 게임 개발을 선호하는 건 흥행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작의 우수성을 기대하는 팬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이를 충족한다면 원작 팬과 게임 팬의 관심을 한 번에 받아 인기 확보에 유리하다.

출시 예정작 슬램덩크 모바일, 동방불패 모바일, 왕좌의게임 윈터이즈커밍. 모두 기존 만화, 영화 IP 기반 작품들이다. 사진= 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출시 예정작 슬램덩크 모바일, 동방불패 모바일, 왕좌의게임 윈터이즈커밍. 모두 기존 만화, 영화 IP 기반 작품들이다. 사진= 각 사
올해 하반기에도 명작 IP에 기반한 모바일 게임이 다수 출시된다. 게임 개발사 디엔에이(DeNA)는 지난달부터 모바일 게임 '슬램덩크'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게임은 지난해 12월 중국에 먼저 출시돼 당시 사전예약자 5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슬램덩크는 동명의 원작 일본 만화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스포츠 육성 게임이다. 게임 요소 곳곳에는 슬램덩크의 주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장면들이 삽입돼 있다. 마케팅 역시 애니메이션 방영 당시 OST와 주요 대사 등을 활용한 CF, 영상 공개 등으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디엔에이 관계자는 "팬들을 위한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면서 "모바일 게임 슬램덩크의 감동을 미리 전달하기 위해 TV CF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퍼펙트월드 코리아는 중국 유명 무협 영화 '동방불패', 원작 소설인 '소오강호' 내용에 기반한 모바일 신작 '동방불패 모바일'을 국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무협 팬이라면 전설로 꼽을 만한 '동방불패' IP에 기반한 게임으로, 영화 속 내용과 캐릭터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게임은 영화 동방불패를 연출한 서극 감독이 직접 스토리 제작에 참여한다.

지난달 '그랑삼국' 출시로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을 유지 중인 유주게임즈코리아는 HBO의 히트작 '왕좌의 게임' IP 기반 '왕좌의 게임:윈터이즈커밍'을 오는 21일 출시한다. 국내를 비롯해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에 동시 출시될 예정인 신작은 이미 국내 사전예약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한편, 게임업계는 게임 IP를 다른 콘텐츠로 확장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오랜 기간 서비스되면서 스토리를 탄탄하게 갖춘 '장수 게임'을 중심으로 이같은 확장 전략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중국에서 방영 예정된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포스터. 사진=스마일게이트
중국에서 방영 예정된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포스터. 사진=스마일게이트

최근 'IP 중심 경영'을 선포한 스마일게이트는 간판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영화·드라마 제작을 전개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출시된 온라인 FPS 게임으로 누적 매출 105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스마일게이트의 핵심 IP다.

지난 16일 스마일게이트는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 '유허그 미디어'와 함께 제작 중인 크로스파이어 드라마 '천월화선'의 예고편을 공개, IP 확장 전략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이 게임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오리지널 필름'을 통해 영화 제작을 진행 중이며, 지난 2월 배급사 '소니 픽처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위메이드가 지난달 출간한 위메이드 '미르의전설' 세계관 담은 '미르 연대기'. 출처=위메이드이미지 확대보기
위메이드가 지난달 출간한 위메이드 '미르의전설' 세계관 담은 '미르 연대기'. 출처=위메이드

위메이드 역시 자사 핵심 라인업 '미르의 전설' IP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미르 연대기: 용의 대지, 불과 마법의 역사'를 책으로 펴냈다. 이는 게임 속 '미르 대륙'의 세계관과 콘텐츠 등을 정사 중심으로 통일된 연대기로 만들었다. 미르 연대기 편찬위원회는 "이 책의 세계관이 영화, 드라마 등 향후 IP 사업에 영감을 줄 초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컴투스가 인수한 스토리게임 개발사 데이세븐의 스토리게임 '일진에게 찍혔을 때'는 웹드라마로 제작되면서 인기를 누렸다. 동명의 웹드라마는 10·20세대의 큰 호응에 힘입어 시즌2까지 제작됐다. 지난 5월 말 종영된 일진에게 찍혔을 때 시즌2는 종영 당시 누적 조회 수 5000만 건을 돌파했고, 지난해 종료한 시즌1은 5월 기준 1억 5000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게임 IP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를 만들었다. 컴투스는 6년 장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의 150년 역사를 펼칠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 바이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게임 세계관 구체화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인기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는 촘촘한 게임 세계관 설계로 유명하다. 게임 전반의 세계를 펼쳐낸 스토리북을 3월에 출간했으며, 연내 세계관에 기반한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요소 중엔 게임을 할 때마다 전개되는 '이야기'의 비중도 크다"면서 "최근 콘텐츠 산업 간 IP 확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게임업계에서도 더 좋은 IP를 찾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