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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英 RUSI-NK프로 “중국 묵인하 北선박 중국 해역 항해, 불법환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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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英 RUSI-NK프로 “중국 묵인하 北선박 중국 해역 항해, 불법환적 재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로 주춤한 듯한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중국 해역에서 재개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 제재에도 중국의 묵인으로 북한 선박 최소 17척이 중국해를 항해하면서 불법 환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 선박 이동경로. 사진=RUSI-NK프로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선박 이동경로. 사진=RUSI-NK프로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시각)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와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를 운영하는 NK프로가 '샌드스톤' 프로젝트를 공동연수행한 발표한 북한 불법 환적 관련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해역에서 북한 선박들의 출현이 잦아졌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RUSI와 NK뉴스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대 중국 석탄 미수출 루트가 코로나19 이전 활동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꼬집었다.

4월 말부터 최근까지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과 AIS(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조사기간 중 북한과 연관된 선박들 최소 17척이 북한과 중국 저장성 동북부 앞바다인 저우산 사이를 항해한 정황을 포착됐다고 밝혔다. 일부 선박은 두 번 이상 항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선박들은 용림호, 연무호, 소백수호, 소광호, 은률호, 태양호, 수리봉호, 리나호, 남대천호, 태평호 등으로 조사기간 중 중국에 석탄을 수출했다고 가정할 때 북한 정권에 수백 만 달러의 수익이 돌아갔을 것이라고 RFA는 예상했다.

제임스 번 RUSI 선임 연구원은 RFA에 "코로나 19가 심각해진 3월 잠적한 북한 선박들이 4월 중순께부터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몇 척 밖에 없었지만 점차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RUSI는 지난 3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북한의 남포항에 한 달 전 관찰된 선박 50척보다 대폭 늘어난 약 140척이 정박해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선박의 위치신호 발신 장치를 고의로 끄거나 선박명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북제재의 감시망을 피했지만 최근에는 북한 선박명으로 위치신호 발신 장치를 켠 채 버젓이 중국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는 중국이 고의로 북중 간 불법 환적을 눈감아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저장성 저우산섬 주변에 정박한 북한 선박을 찍은 위성 사진. 사진=NK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저장성 저우산섬 주변에 정박한 북한 선박을 찍은 위성 사진. 사진=NK뉴스


보고서는 특히 5월 3일 촬영된 위성사진과 AIS(선박자동식별장치) 기록에 따르면, 북한의 최대 화물선인 태평호가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저우산 해역에 도착한 것을 확인했고, 같은 날 중국 당국의 정찰선을 포함해 중국 선박 두 척이 그 주위에 머물다 떠났다.

또 5월22일 상공에서 촬영한 선박을 확대한 사진에는 저우산섬 외진 곳에 머문 북한 선박들이 대형 크레인 옆에 있고 그 근처에는 화물을 나르기 위한 바지선이 대기하고 있는 게 보인다. 이들 선박에는 석탄을 싣는 석탄화물창이 선명하게 보인다

번 선임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도 중국 정부의 묵인이 있기 때문에 대형 선박 등 수십 척의 북한 선박이 위치신호 장치까지 켜고 중국 해역을 항해할 수 있다"면서 "북중 간 협의 없이 중국 해군 기지와 정찰선들이 몰려 있는 저우산 해상에서 북한 선박들이 환적 행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