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주민의 민주주의 요구를 외면하고 보안법까지 강행한 것은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을 부인하는 것이라며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서명한 ‘홍콩 정상화를 위한 행정명령’에 고스란히 담겼다.
인사이드하이어에드가 지목한 문제의 조항은 홍콩 정상화를 위한 행정명령 제3조 i항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항에 따라 홍콩과 중국과 관련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폐지할 것을 명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나선 것은 중국에 파견해오던 민간외교 사절단인 평화봉사단을 없애기로 한 지 6개월 만에 단행되는 조치로 워낙 민감한 문제라 눈에 잘 띄지 않게 행정명령 속에 포함돼 있다고 인사이드하이어에드는 주장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 상원의원이었던 풀브라이트가 미국의 학자, 교육자, 대학원생, 연구원, 각종 전문가를 대상으로 만든 국제 교환 프로그램 및 장학금 제도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장학금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미국의 문화 및 교육교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잘 알려져 있는 민간외교기관으로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외교와는 별개로 미국의 공공외교를 대표하는 역할을 해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아시아 관련 학회인 아시아연구학회(AAS) 힐러리 핀첨 성 사무국장은 인사이드하이어에드와 인터뷰에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미국인이 전세계 사람들과 교류하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역할을 하는 통로”라면서 “우리 학회 회원의 상당수가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훌륭한 혜택을 입었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유학을 한 미국 시턴홀대학교의 마가렛 루이스 법학과 교수도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미국 바깥의 나라들과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그들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와 이견이 있다고 해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미국 스스로 자멸을 부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