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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코로나19 막으려면 가변형 격리시설·복수용도 공공시설 확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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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코로나19 막으려면 가변형 격리시설·복수용도 공공시설 확충 필요"

SH-대한건축학회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 도시와 건축' 온라인 심포지엄 전문가 제언
"도시화와 거리두기는 서로 충돌...음압·환기 시스템 강화 건축설계 연구 중요"

23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대한건축학회가 공동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 도시와 건축'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SH 김세용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H 유튜브 채널 '청신호 TV' 화면 캡쳐  이미지 확대보기
23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대한건축학회가 공동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 도시와 건축'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SH 김세용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H 유튜브 채널 '청신호 TV' 화면 캡쳐
컴팩트시티 등 도시화·고밀화 추세 속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방역 분야뿐 아니라 건축·도시계획 분야에서도 정부의 중장기 정책이 필요하다는 학계의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대한건축학회가 23일 공동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마트 도시와 건축'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중앙대 박진철 교수(건축학부)는 "세계적으로 인구 증가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와 정면 충돌한다"고 말했다.
SH 유튜브 채널 '청신호 TV'를 통해 실시간 방송된 이번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박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건축 부문이 할 수 있는 것은 '감염경로 차단'이며, 음압, 차압 등 환기 시스템을 갖춘 건축물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시간당 환기 횟수를 12회로 하면 35분만에 공기중 오염물질 99.9%가 감소한다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병실 등 건축물에 환기구를 어디에 위치하도록 설계할 것인지, 주방·화장실 등의 음압·차압·칸막이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등이 연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박 교수가 진행 중인 연구에서도 건물 내부에 환기 덕트를 설치하고 그 내부를 광촉매 페인트로 도색해 자외선(UV) 램프를 쬐면 질소산화물(녹스, NOx)이 89%까지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박 교수는 "당초 코로나19 이전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SH와 함께 이 연구를 진행해 왔다"면서 "이런 방식이 살균작용도 한다면 코로나19 등 바이러스도 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현재 실험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평소에 사무실 등 일반용도로 사용하다가 유사시에 격리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가변형 격리시설을 공항 등에 갖출 필요가 있고, 정부는 공기청정기 지원이나 재난지원금 지급에 그칠 것이 아니라 건축·도시계획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토론에 참여한 고려대 윤영경 교수(감염내과)도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환기와 공조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항 인근에 가변형 격리시설 구축 등 각 도시별로 특성화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연구원 산하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김은희 연구위원은 '건축이슈와 정책방향' 발표에서 "연결부 구조, 사용자 밀도, 층고, 공기질, 자연, 에너지 등 새로운 다중이용시설 계획기준 제도화를 통해 면적 중심의 계획에서 환경을 고려한 계획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로 자치회관, 도서관, 전시관 등 많은 공공시설이 폐쇄됐다"면서 "공공건축물을 복수용도로 계획하고, 유휴 공공건축물의 리뉴얼을 활성화해 국가위기 상황에 대응 가능한 공공건축물의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류량이 증가함에 따라 스마트 물류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소개됐다.

한국도로공사 손진식 미래전략처장은 '대도심 물류공간 개발수요 대응방안' 발표에서 고속도로 공간을 활용한 스마트 물류센터 확충방안을 소개했다.

손 처장은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도입해 물류시설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과 지하고속도로 등 고속도로를 입체화해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즉,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도입하면 톨게이트의 수십 개 차로 중 일부 차로만 차량 통행용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차로를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으며, 서울톨게이트 등 7개 톨게이트에 다차로 하이패스를 도입하면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든파이브 서울복합물류동 총면적 12만㎡의 3배에 이르는 35만㎡의 물류센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SH도시연구원 김형근 실장은 "현재 SH는 대한건축학회와 함께 주택 실내공기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청신호주택' 등 SH가 공급하는 주택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현숙 SH도시연구원장도 "이번 심포지엄 개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중요한 시점에서 '방역도시 서울'을 위해 준비하고 갖춰야 할 도시와 건축 기준에 심도 있게 논의하는 열린 장"이라며 "심포지엄에서 도출된 이슈의 연구와 사업 추진을 통해 '안전한 서울'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