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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손에서 멀어지는 ‘아시아나항공’…국유화로 선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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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손에서 멀어지는 ‘아시아나항공’…국유화로 선회하나?

HDC현산 아시아나 ‘3개월 재실사’ 요구, 산은 “저의 따져봐야”
손병두 부위원장, 국유화 언급에 “모든 가능성 두고 협의 진행 중”
‘노딜’시 산은 등 채권단 관리 불가피…체급 올려 ‘재매각’ 시나라오?

[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들썩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3개월 재실사’ 요구로 사실상 노딜(인수무산) 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 최대 빅딜인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재실사’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인수 무산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간 아시아나항공 ‘플랜B’를 심심치 않게 거론해 온 정부 측도 ‘방향 재설정’을 고민하고 있어, 아시아나 인수는 HDC현산의 손에서 멀어지는 모양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국유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손 부위원장은 “미리 섣불리 이쪽으로 간다. 저쪽으로 간다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HDC현산의 인수 포기를 전제로 한 ‘플랜B’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부터 순조롭게 진행되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삐걱거리더니 수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하면서 인수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HDC현산은 당초 기업결합 승인 등의 이유로 인수 납입금 지연에 이어 지난달에는 ‘협상 원점 재검토’를 요청한 이후 지난 26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계약 체결 이후 부채 급상승 이유와 아시아나의 부실회사 지급보증 등 코로나19 변수로 인한 아시아나항공 재무사항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HDC현산의 ‘3개월 재실사’ 요구는 아시아나항공의 위급 상황과 재실사로 인한 추가 논란과 논란 재생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산은과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지난달 HDC현산의 ‘원점 재검토’ 요구 이후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 만남으로 인수가 제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마저도 무위로 그친 셈이다.
산은은 27일 HDC현산의 요구에 “수용 여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인수 의지의 진정성과 관련해 저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여지도 남겼다.

그러나 산은 등 채권단은 HDC현산이 표면적으론 인수 성사에 희망을 걸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론 회의적인 분위기다. 이번 재실사는 인수 포기를 전제로 지급한 계약금 2500억 원을 반환받기 위한 HDC현산의 ‘책임 떠넘기기’라는 시선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끝내 ‘노딜’로 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막대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한 산은으로선 국유화를 통한 아시아나항공 ‘몸값 올리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000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하고 부채 축소 등 자구노력과 항공업황 회복 시기를 고려해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국유화로 또다시 막대한 국민 혈세만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나타난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장기화로 진입한 가운데 항공업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인 데다 업황이 회복된다고 그 사이 쌓이는 손실 만회는 결국 국민 혈세라는 지적에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