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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천안 갤러리아 장의 소장품 13점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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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천안 갤러리아 장의 소장품 13점 엿보기

천안에 있는 ‘갤러리아 장’(관장 데이빗 장, galleriajang.org) 소장품 85점이 충남 문화재 등록 대상으로 접수되었다. 아울러 ‘갤러리아 장’은 소장품 여섯 점을 크리스티 경매에 내보내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2022년까지 ‘갤러리아 장’의 새 미술관 건축이 완성되고 등록 문화재 100점이 소장되면 ‘갤러리아 장’은 명실상부한 미술관으로 탄생할 것이다. 그 이전에 귀중한 소장품 열세 점을 둘러 본다. 이해를 도우려고 해설을 곁들인다.

1. 블루 사파이어(1707.5 캐럿)


블루 사파이어, 7.0cmX9.0cmX3.5cm 총 341.5g =1707.5 캐럿
블루 사파이어, 7.0cmX9.0cmX3.5cm 총 341.5g =1707.5 캐럿

갤러리아 장 소장품, 7.0cmX9.0cmX3.5cm 총 341.5g =1707.5 캐럿으로 최초 공개되었다. 4대 보석 중 하나인 블루 사파이어, 원석을 64면 물방울 형태로 다듬어진 것으로, 면이 늘어날수록 가공을 하는가에 따라 빛깔과 광택(光澤)으로 보석의 진가를 발휘한다. 보석의 날인 12월 2일과 9월의 탄생석으로 사파이어(Sapphire)는 진실, 불변, 정직한 마음의 뜻으로 통하고 있다. 2016년 세계 최대인 1404.49캐럿의 블루 스타 사파이어가 스리랑카에서 발견됐다. 영국 BBC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대 크기였던 블루 사파이어 1395캐럿보다 10캐럿을 넘어선 1404.49캐럿짜리가 발견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블루 사파이어로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선친 때부터 물려온 이 사파이어는 보석감정협회로부터 최소 1억 달러(1200억 원) 감정평가를 하였으며 만약 경매에 내놓으면 약 210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2.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 원본 시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 원본, 59.8cmX45.2cm, 교과서의 소쩍새와 달리 원본에는 솟작새로 표기되어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 원본, 59.8cmX45.2cm, 교과서의 소쩍새와 달리 원본에는 솟작새로 표기되어 있다.


3. 월남 이상재의 “일심상조 불 언중” 원본 붓글씨


월남 이상재의 일심상조 불 언중, 28.6cmX49.4cm
월남 이상재의 일심상조 불 언중, 28.6cmX49.4cm

독립운동가 33인 중 한 분인 선생은 한국조폐공사의 대상이 되었고, 기념주화가 발매 시판되고 있다.

4. 옥마(옥말)


옥마, 27cmX20cm, 무게 7.2kg, 14세기
옥마, 27cmX20cm, 무게 7.2kg, 14세기
백옥(경옥)인 으로 예술성이 매우 뛰어나다. '옥'이라고 불리는 원석은 경도 7 이상의 단단한 옥을 경옥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명나라 시대(14세기) 제작된 것으로 옥에 티라는 말을 상기할 수 없는 완벽한 작품이다.

5. 일본 금불화


일본 금불화, 47.2cmX68.7cm, 17세기
일본 금불화, 47.2cmX68.7cm, 17세기


머리카락보다 작은 금실을 하나 하나 붙여 작품을 완성한 국보급 불화로서 일본박물관에 소장된 것보다 매우 섬세하다. 뉴욕 맨핫 메트로 박물관 소장품과 비교해도 작품성이 훨씬 두드러진다.

6. 예수와 12제자(최후의 만찬, 동판)


예수와 12제자, 69.5cmX54.2cm, 동판, 17세기이미지 확대보기
예수와 12제자, 69.5cmX54.2cm, 동판, 17세기

<최후의 만찬>은 예루살렘의 2층 방에서 예수님이 성찬례(성체성사)로 제정하였으며. 유다가 배반할 것을 예언하였다. <최후의 만찬>은 성화로서 수많은 화가에 의해 제작되었지만 17세기 동판으로 제작된 것은 매우 희귀하다.

7. 성모마리아


성모마리아, 33.7cmX45.0cm, 유화, 17세기
성모마리아, 33.7cmX45.0cm, 유화, 17세기

17세기 제작된 유화, 보통 성화와 달리 이 원본에는 성채를 발견할 수 없다. 신약성경에서는 성모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로 나타나지만, 이 작품을 관찰해보면 갈릴레아의 나사렛 출신의 유대인 여성으로 비친다. 기독교에서는 그녀의 아들 예수가 그리스도(메시아)이며 강생한 성자로 믿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유태인들은 구약만으로 종교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8. 영국 왕실의 독도 지리서


독도지리서, 38.2cm * 29.5cm, 1767년이미지 확대보기
독도지리서, 38.2cm * 29.5cm, 1767년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이다.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영국 왕실의 지리 역사서가 재미교포에 의해 미국 뉴저지에서 발견되어 KBS가 보도한 바 있다. 일본의 홍보 영상보다 31년이 앞선다. 조지 3세의 왕명으로 1767년에 영국 왕실에서 제작된 단 두 권밖에 없는 역사서에는 동해가 한국해로 명기되어 있다. 이 사료를 근거로 뉴저지 정치인들을 설득하여 허드슨강 변에 있는 세계적인 명소인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기재된 일본해를 한국해로 수정하였다. 역사의 유물들은 명백한 증거자료로서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다.

9. 전봉준의 서예


전봉준의 친필 人乃天(인내천), 72.5cmX31.5cm, 19세기 말이미지 확대보기
전봉준의 친필 人乃天(인내천), 72.5cmX31.5cm, 19세기 말


녹두장군 전봉준이 남긴 글씨 인내천(人乃天)최초 공개된다. 전봉준은 1854년 출생하여 1895년 4월 24일 사망, 고향은 전북 고창군이며 사망지는 조선 한성부입니다. 봉건제도를 타파하려 했던 동학의 지도자로 별명은 “녹두장군“, 농민 대중을 밑으로부터의 힘을 결집하여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동시에 한국에 침투해 들어오는 경제적 식민지화의 일본 자본주의적 진출을 저지함으로써. 국가의 근대화를 이룩하려고 노력했던 인물이다.

10. 촛대


촛대, 20.1cmX37.0cm, 조선 중기 이미지 확대보기
촛대, 20.1cmX37.0cm, 조선 중기


태극기 문양인 건곤감리(乾坤坎離)의 괘가 선명하게 조각되어 있다. 1949년 10월 15일 국기시정위원회의 국기제정법을 발표하기 전까지 선조들은 비슷하면서도 상이한 태극기를 제작, 사용했다. 1876년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던 운요호 사건 당시 국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논의가 이루어졌다. 태극기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882년, 미국과의 수교 당시의 태극기의 모습은 지금의 건곤감리의 4괘가 아닌 8괘였다. 지금과 같은 4괘의 모습을 갖춘 것은 논쟁이 있지만,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으로 갈 때 배 안에서 디자인한 것이다. 태극 문양과 4괘의 태극기는 1883년 조선의 국기로 정식 채택된다. 이 촛대는 조선 중기에 화강암으로 제작된 것이다.

11. 타이타닉호의 구조 신호종


타이타닉호 구조 신호종, 28.1cmX36.9cm, 1912년
타이타닉호 구조 신호종, 28.1cmX36.9cm, 1912년

1912년부터 북대서양 침몰 해역에서 구조 신호를 울렸던 종이다. 북극에 얼음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환경오염, 동식물들의 멸종화, 원전사고 등 과학의 발전은 이미 인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 ‘타이타닉’호의 종은 현 사회의 심각성을 일깨워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12. 박병준화(畵)


박병준의 , 한지에 황토 먹 백토, 64.9cmX54.2cm, 1996이미지 확대보기
박병준의 , 한지에 황토 먹 백토, 64.9cmX54.2cm, 1996


갤러리아 미술관 회화연구소 소장인 삼경((三坰) 박병준 화백은 대한민국 미술협회 고문(1937년생)으로서 세계최초 황토 작가라 불린다. 한국 고유의 한지에 황토, 백토, 먹, 한지만을 사용해 정서적인 한국 전통을 강조한 풍경과 한국의 전통성이 살아 숨 쉬는 사실적인 배경을 스케치하여 작품화함으로써 천연 재료인 황토, 먹, 백토, 한지로 세계최초로 우리 강산의 산과 들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작품성을 인정받은 화가이다. 그의 크리스티 경매 출품작 <점, 선, 면>은 미국 힐튼호텔 경매에서 2006년 고가에 낙찰되었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백만 달러의 화가로 박병준. 박서보, 김환기. 천경자. 이우환을 뽑기도 했다.

누구도 시도치 않은 황토를 사용한 작가로서 미국, 영국, 프랑스. 유럽에서 극찬을 받았다. 천안 갤러리아에 가면 초창기부터 2020년에 이르는 55년 동안의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박병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크 판화는 황토를 접목하여 한정품 100점으로 제작되었다.

박병준의 , 한지에 황토 먹 백토, 1290cmX1640cm(100호), 2001
박병준의 , 한지에 황토 먹 백토, 1290cmX1640cm(100호), 2001


스탠튼(Stanton)대 미학 박사, 한국구상미술회 초대작가로서 박 화백은 화업 55년 동안 6000여 명의 국내외 제자를 양성했고, 1300여 점의 작품과 판화 100여 점을 창작했다. 일본 37회 중앙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가인 그는 미 의회 회장단 상, 뉴욕과 뉴저지 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청와대, 미국 의회를 비롯하여 1) 기업체. 미 시청. 국공립 도서관, 문화원, 전 대통령, 정치인, 의사, 국내외 컬렉터 200여 점 2) 국내외 개인 300여 점 3) 프랭클린 갤러리. 프린스턴 갤러리 등 미술관 150여 점 등이 소장되어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왕래와 소통이 힘들어진 시절, 통 큰마음으로 ‘갤러리아’의 값진 국내외 소장품을 공개하여 살펴본 것은 행운이었다. 동양과 서양에 걸쳐있는 방대한 소장품의 일부인 이 작품들이 빛을 발휘하는 것은 개인의 소장품이라는 것이고, 발품을 팔아서 모은 것이며, 정보와 경제력이 밑받침되어야 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거대한 블루 사파이어에서부터 국제적 향토작가 박병준의 실체를 알아가는 일은 실로 흥미진진한 작업이었다. 여름 ‘갤러리아’가 던지는 메시지는 ‘용기와 희망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라는 것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