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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홍콩 개미투자자 IPO 몰려 기관들 단타전략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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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홍콩 개미투자자 IPO 몰려 기관들 단타전략 타격

홍콩의 금융 중앙 지구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홍콩의 금융 중앙 지구 전경. 사진=로이터
홍콩 개미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 주식에 몰려들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전략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로이터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관투자가들은 IPO 주식을 싼 값에 사서 비싼 값을 받고 곧바로 되파는 전략을 택해왔지만 개미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IPO주 인수 경쟁에서 뒤처지자 '치고 빠지기'식의 단타 매매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개미투자자들의 IPO 시장 참여율은 최근 사상최대 수준으로 치솟아 IPO 주식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홍콩의 주식시장 규정에 따르면 개미투자자들의 주문이 폭증하면 기관투자가들이 살 수 있는 IPO 주식 비중이 줄어든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IPO 주식을 원하는 만큼 매수하려면 초석투자자(CORNERSTONE INVESTOR)로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러나 초석투자자가 되면 단타 매매는 어려워진다. 최소 6개월간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바이오텍 업체 오큐멘션 세라퓨틱스의 사례는 기관투자가들이 개미투자자들 쇄도로 그동안의 손쉬운 투자 길이 어떻게 막혔는지를 잘 보여준다.

오큐멘션은 5억홍콩달러(6500만달러) 이상의 IPO를 추진했다. 개미투자자들이 이 주식에 몰려들면서 배당물량보다 1900배 가까운 수요초과 상태를 보였다.
개미투자자들을 위한 몫으로는 당초 전체 발행 물량의 10%인 1억8400만홍콩달러가 배정됐다.

그러나 개미투자자들의 엄청난 수요로 인해 홍콩 증권거래법에 따라 개미투자자들에게 공급하는 몫은 50%로 급증했다.

오큐멘션 IPO에 참여했던 모건스탠리의 캐시 장 상무는 "강한 소매수요로 인해 기관투자가들이 초석투자자가 되는 것을 점점 더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오큐멘션 주가는 지난달 31일 첫거래에서 시초가 14.66홍콩달러로 시작해 장초반 37홍콩달러까지 올랐다가 29.45홍콩달러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가들은 홍콩 시장에서 힘을 쓰기 어렵다.

작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산에 따르면 홍콩은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개미투자자들의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의 하나로 개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비중이 30%에 이른다.

미국은 11%, 영국은 16%에 불과하다.

이는 홍콩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SK바이오팜 IPO에 개미투자자들의 주식청약이 배정 물량의 323배에 이른 바 있다.

그러나 개미투자자들의 IPO 열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콩콩투자자협회(HKII)의 리키 탐 회장은 홍콩 개미투자자들이 대개 IPO 첫거래일의 주가 폭등에 이끌려 몰려든다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회사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그저 IPO 이후 주가가 뛸지 어떨지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