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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가디언테일즈, 때 아닌 '성편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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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가디언테일즈, 때 아닌 '성편향 논란'?

패치 진행 후 일부 NPC 대사 수정해 논란…이용자들의 운영 관련 불만과 겹치며 상황 커져
카카오게임즈 사과문 게재 "내부에서 문제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어…단어 재수정할 것"

가디언테일즈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가디언테일즈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6일 출시한 모바일 RPG '가디언테일즈"(개발사: 콩스튜디오)'가 때아닌 성 편향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이용자들은 게임 운영 방식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용 중단 선언'을 하는가 하면, 아이템 구매를 위해 지불한 결제액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환불 요청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날 오후 재차 사과문을 올리며 이용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3일 오후 가디언테일즈 공식 카페 '공지사항'을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들에게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시우 가디언테일즈 사업본부장은 사과문에서 "저희는 사전에 공지 없이 임의로 본래 게임의 시나리오 대사에 수정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단어로 변경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면서 "아울러 그간 게임 내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해 빠른 수정이나 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 게임 내에 불건전 언어가 아닌 것들까지 금칙어로 선정한 점도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사전 공지를 통해 어떠한 작은 패치라도 미리 반드시 사전에 여러분들께 안내드리겠으며 기존 잘못 변경한 대사는 시나리오 흐름에 맞게 빠른 시일 내 재수정을 진행하겠다"면서 "가디언 테일즈 서비스 중 운영 미숙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저희 모두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 강력한 내부 교육과 정비로 유사 문제 재발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과문까지 올리게 된 논란은 지난 주말인 2일, 사전 공지 없던 패치 진행에 많은 이용자가 거세게 항의하면서 불거졌다.

지난 2일 오전 10시 카카오게임즈는 패치 진행을 통해 게임 속 대사를 수정했다. 수정된 부분은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기사, 학교에 가다' 이벤트 스테이지 중 한 NPC의 대사로, 해당 대사엔 '걸레 X'라는 비속어가 들어갔다. 패치 진행 후 해당 대사는 '망할 광대 같은 게'로 변경됐다.

문제의 수정된 대사.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문제의 수정된 대사.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가디언테일즈 공식 카페 내 자유게시판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가디언테일즈 공식 카페 내 자유게시판 갈무리.

게임이 12세 이용자임을 고려하면 해당 대사는 비속어가 섞인 과격한 표현으로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문제를 제기한 이용자들은 맥락상 의미 없는 단어를 사용하면서까지 급하게 대사를 수정했으면서도, 출시 초기부터 꾸준하게 요청한 버그 수정과 건의 사항엔 소홀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태도가 여성주의적 편향 조치라고 주장했다.

불만을 표시하는 가디언테일즈 이용자들에 따르면, 게임 운영을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출시 직후 다수 발견된 버그나 오류에 대한 피드백이 느리다는 지적을 계속 받고 있었다.
반면, 지난달 말 대사 수정이 이뤄졌던 이벤트 콘텐츠가 공개된 직후 일부 이용자들의 과격한 표현 내지 여성 혐오적 발언이라는 지적은 트위터 등에서 공론화되자마자 지난 2일 사전 알림 없는 패치 실행으로 바로 수정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정된 '광대'라는 표현은 스테이지 이야기 흐름상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게임 내 채팅창에 '보이루' 등 일부 단어가 금지어로 책정된 것 역시 성 편향적 운영 기조가 있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추가 의혹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당일 오후 카카오게임즈 측은 "2일 10시에 진행된 패치는 문자열만 수정하는 간단한 내용으로 별도의 서버 점검이 필요 없는 무 점검 패치였기에 패치 진행과 동시에 수정 내용에 대한 공지가 진행됐다"면서 "무 점검 패치 진행 후 예기치 못하게 접속 불안정 현상이 일어났고, 이는 전적으로 저희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번 수정은 특정 단체에 요청이나 요구에 따라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고, 앞으로 가디언테일즈는 어떤 단체에도 편향된 운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디언테일즈는 여러 패러디와 스토리적 재미를 기사님들께 제공하고 글로벌 서비스와 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말로 번역 시 과하게 표현된 대사들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하며 원문 의미 왜곡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항의는 여전했다. 몇몇 이용자는 그간 결제해온 아이템 구매 이력을 모두 앱 마켓에 환불 조치 했다며 '구글 환불 인증'까지 나왔다.

일부는 가디언테일즈가 12세 이상 이용가로 책정된 게임인데도 다소 과격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제가 된 대사의 경우 국내 출시 전 선 출시된 영어버전 원문은 'You Whore'로, 한국어로 '매춘부'라는 의미다.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걸레 X'와 같은 과도한 단어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외에도 게임 콘텐츠로 나오는 이용자 선택지에는 '고문하기'가 있으며, '인육', '서큐버스(중세 유럽 민속에서 인간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인간 여자로 둔갑해 성행위를 한다는 악마)' 등의 단어나 콘텐츠가 등장한다.

가디언테일즈는 지난달 16일 국내 출시, 28일 글로벌 출시되며, 빠르게 성장 가도를 달렸다. 3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가디언테일즈의 매출 순위는 5위로, 출시 2주 만에 입소문을 타며 순항 중이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