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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아시아나 계약 무산시 책임은 현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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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아시아나 계약 무산시 책임은 현산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3일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됐을 경우를 가정해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열린 'KDB산업은행 주요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하등 잘못한 게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변화가 있는 부분만 점검하면 되는데 자꾸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우리가 최대한 협조해 주는 것이 맞다는 취지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이 오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거래 종결 시점에 맞춰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금호산업이 밝힌 계약 종결 시점은 이달 12일이다.

아시아나 인수 주체인 현산은 지난달 26일 8월 중순부터 12주간 재실사를 하자고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게 요청했다. 현산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여러 번의 공문 내용이나 보도자료를 통해서 나온 현산 주장은 상당 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인수 무산 시 2500억 원의 계약금을 두고 반환소송이 벌어질 것이란 시장의 예상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로 현산을 압박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어려움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산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계약을 맺은) 지난 연말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밝게 봤듯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항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며 "코로나 위기라는 불확실성에 매몰되지 않고 항공산업을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세계 기업사에서 유명한 라이벌전을 펼친 몽고메리 와드와 이서스간의 대결을 사례로 들며 현산의 적극적인 투자와 딜 클로징(거래 종료)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현산을 압박하면서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와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자는 뜻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현산도 금호도 계약의 양 당사자로서 모든 가능성에 대해서 열어놓고 진중하게 마지막 협의를 해주기를 당부한다"며 "현산이 심사숙고해서 협의를 요청할 게 있다면 저희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마지막 여지를 남겼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