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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미래기술 지원, ‘심장질환 원인·치료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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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미래기술 지원, ‘심장질환 원인·치료법’ 찾았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고려대 지성욱 교수
심장 질환 발생 원인과 치료법 제시…‘네이처’에 게재

고려대 지성욱 교수[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고려대 지성욱 교수[사진=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팀이 심장비대증을 발생시키는 원인과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심장 질환 신약 개발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 있다”며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주문해 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술 초격차 전략의 가시적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는 6일 지성욱 교수 연구팀이 단독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가 5일(영국 현지시간)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고 밝혔다. 지 교수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지난 2018년 6월 삼성미래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 교수는 활성 산소로 변형된 유전자 정보를 해독했다. 모든 생명체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유전 정보를 담은 고분자 물질인 DNA와 RNA를 갖고 있다. DNA는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RNA는 이 정보를 토대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 RNA는 4가지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생체 상황에 따라 염기에 다양한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으나, 원인과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중에 있다. 특히, 산소를 사용하는 우리 몸의 세포에 이상이 발생하면, 활성 산소라는 것이 발생해 생체 물질들을 산화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RNA 염기 중 하나인 구아닌은 8-옥소구아닌(o8G)이라는 물질로 변형된다.

지 교수 연구팀은 활성 산소로 유발되는 질병 중 하나인 심장비대증에서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가 많이 발견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염기 서열의 특정 위치가 8-옥소구아닌으로 변형된 마이크로RNA를 생쥐의 혈관에 주입하면 생쥐의 심근 세포가 비대해 지면서 심장비대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변형된 마이크로RNA와 결합해 그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을 새롭게 개발했으며, 이를 생쥐 혈관에 주입해 심장비대증이 억제되는 치료 효과도 규명했다.
심근경색환자의 심장 조직 염기 서열 분석 결과에서도 동일한 마이크로RNA의 산화 변형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심장 질환뿐만 아니라 퇴행성 질환, 암, 당뇨 등 활성 산소와 연관된 다양한 질병에서 유전자 변형과 질환 발생 과정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보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지금까지 601개 과제에 7713억 원을 집행해고, 국제학술지에 총 1245건의 논문이 게재되는 등 활발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중 네이처(3건), 사이언스(5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도 97건에 달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