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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바이에른, 첼시에 압승 CL 8강 진출…쿠티뉴 고질적 개인플레이 ‘옥의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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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바이에른, 첼시에 압승 CL 8강 진출…쿠티뉴 고질적 개인플레이 ‘옥의 티’

바이에른 뮌헨의 레반도프스키가 9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CL) 16강 2차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레반도프스키(오른쪽)가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바이에른 뮌헨의 레반도프스키가 9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CL) 16강 2차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레반도프스키(오른쪽)가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챔피언스리그(CL) 16강전 2차전 바이에른 뮌헨-첼시전이 현지시간 8일 열려 4-1로 승리한 바이에른이 8강에 진출했다. 바이에른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서 7-1로 압도했지만 필리페 쿠티뉴의 나쁜 버릇이 고쳐지지 않았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 바이에른 경기력 첼시 압도

바이에른 뮌헨의 8강 진출은 2월 25일 1차전 종료 시점에서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르주 냐브리의 두 골과 두 골을 어시스트 한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의 골로 완승을 거뒀다. 이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식전은 중단됐다. 대략 5개월 반 만에 치러진 2차전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대회 8전 전승으로 공식전 18연승을 달리고 있는 바이에른의 압도적인 강세가 이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바이에른의 선발 출장 멤버는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이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왼쪽 다리를 다친 뱅자맹 파바르가 맡았던 오른쪽 윙백에는 요슈아 키미히가 들어갔고 6월 다친 서혜부 수술을 마치고 복귀한 티아고가 중원에 투입됐다. 왼쪽 윙에는 부상에서 복귀한 킹슬리 코망으로 바뀌었고 이반 페리시치가 버티고 있었다.

바이에른은 킥오프부터 공격적으로 달려들었다. 1개월 만의 공식전이기도 해 초반은 공격 연계가 원활하지 않았지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본연의 스타일이 나오면서 적진에서 압박해 공을 가로채며 경기를 통제했다.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등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과 추가 골을 뽑았다. 전반 종료 직전에 1점을 내줬지만, 교체 출장한 코렌틴 톨리소와 레반도프스키의 골로 첼시를 4-1로 뿌리쳤다.

■ 바이에른 무기가 될 데이비스

이날 왼쪽은 알폰소 데이비스의 독무대였다. 원래는 윙을 본직으로 하는 선수지만, 팀 사정도 있어 이번 시즌은 왼쪽 사이드 백으로의 기용이 계속됐다. 그러나 이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면서도 데이비스의 특징이 활용되고 있다. 첼시는 평소 스리백이 아닌 포백을 택했다. 이에 따라 첼시 리스 제임스의 위치가 평소보다 낮아지면서 마주 보는 데이비스 앞에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바이에른이 공을 빼앗자 데이비스는 스프린트하며 왼쪽 측면을 질주했다. 스피드에 탄력이 붙으면 데이비스보다 빠른 선수는 이 그라운드에 없었다. 윙보다 더 빨리 뛸 수 있는 만큼 왼쪽 사이드 백은 데이비스에 맞는 포지션이 되어 있었다. 데이비스는 이 경기에서 크로스를 5개나 올리며 2개를 아군 슛으로 연결했다. 비록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데이비스의 왼쪽 사이드는 8강전 이후에도 바이에른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로 앞선 바이에른은 64분에 2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페리시치와 직전 다리를 다쳤던 제롬 보아텡을 빼고 필리페 쿠티뉴와 왼쪽 무릎 수술 후 약 10개월 만의 복귀한 니클라스 쥘레를 넣었다. 이 교체 이후 데이비스가 찬스에 관련되는 장면은 줄어들었다. 앞선 바이에른이 슬로 다운을 한 것도, 데이비스에게 피로가 보인 것도 있었지만 쿠티뉴의 투입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투입된 페리시치는 데이비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움직임이 뛰어났다. 안으로 좁혀 외곽의 스페이스를 만들고, 찬스에서 데이비스가 공격해 올라올 때는 수비 라인 공백을 채우면서 데이비스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 후반 쿠티뉴 나쁜 버릇 노출

쿠티뉴는 자신 있는 플레이만을 고집하는 고질적인 나쁜 버릇이 있다. 그는 커트 인부터 중거리 슛을 노리고 싶지만, 데이비스는 세로로 돌파해 크로스를 올리려 한다. 결과적으로 양자의 포지션이 겹치면서 데이비스가 쳐들어가는 공간은 쿠티뉴로 채워지고 말았다.

리버풀 시절엔 쿠티뉴가 공격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어 그에 맞춘 움직임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그는 스페인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바이에른에는 메시 같은 왕은 없다. 레반도프스키도 토마스 뮐러도 고된 작업이 요구된다. 이들은 골과 어시스트를 양산하지만 개인 능력에 의존하지는 않는다.

레반도프스키가 왼쪽으로 흐르면 뮐러가 최전방으로 얼굴을 내밀고 뮐러가 오른쪽으로 흐르면 선제점 장면처럼 냐부리가 중앙으로 달려 들어간다. 가입 1년째의 페리시치도 데이비스를 살리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이면서 그가 오른쪽 사이드 흐른 순간 2번째 골을 터뜨렸다.

쿠티뉴는 자신 있는 왼쪽 사이드에 계속 머무르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주위와 연계는 맞지 않았다. 유동적인 케미가 주축이 되는 바이에른의 공격에서 그는 모기장 밖에 있는 듯했다. 오버래핑하는 데이비스에 대한 스루패스와 중거리 슛 등 아쉬운 장면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내용이었다.

바이에른 선발 멤버들은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팀 가운데 1, 2위를 다투는 면모가 갖춰져 있다. 하지만 7시즌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간교대로 나오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다. 바이에른은 8강전에서 쿠티뉴의 전 소속팀 바르셀로나와 맞붙게 된다. 쿠티뉴가 그 경기에서 개인플레이를 버리고 팀에 녹아든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