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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이 호구냐? DMC랜드마크 건물부지 내 임대주택 결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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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이 호구냐? DMC랜드마크 건물부지 내 임대주택 결사반대"

[8.4대책 택지 현장에 가보니] 마포 상암동 DMC 미개발지 등
"수십년 방치해 놓고 이제 와서 공공임대 어불성설"...주민 기대 저버린 '난개발'에 반발
5천가구 더 들어오면 학교·교통 문제 더 악화, 임대주택 거부감 "행정협조 전면 거부"

마포상암지구 월드컵3단지 아파트 13층에서 바라본 랜드마크 설립이 무산된 공터의 모습. 사진=월드컵3단지 주민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마포상암지구 월드컵3단지 아파트 13층에서 바라본 랜드마크 설립이 무산된 공터의 모습. 사진=월드컵3단지 주민 제공
정부가 서울에만 13만 2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던 ‘8·4공급대책’이 시작부터 주요 지역의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4일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은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택공급수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정부의 8.4 공급확대 대책에 포함된 신규 주택공급지 가운데 전체 물량의 5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1만여가구) ▲과천‧서초(5600가구) ▲마포 상암(6200가구) 등 3개 지역을 지난 7~8일 찾아 현지 주민들의 입장과 분위기를 현장취재했다.
취재 결과 해당지역 주민들은 일부 개발 기대감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정부의 공급대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주된 반대 이유로는 ▲교통난 심화 ▲베드타운화 우려 ▲공공임대아파트 반대 등이 꼽혔다. <편집자 주>


"대책 없는 난개발에 아이들이 죽어난다", "상암동에 집중 폭격! 상암동이 호구냐!"

정부의 지난 8.4 공급 대책에 마포상암지구 주민 대부분은 '대책 없는 난개발'이라며 주민들이 자체적인 모임을 결성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결사반대하고 나서며 이같은 문구의 현수막을 제작해 거리에 걸어놓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마포상담지구 월드컵 3단지에 입주해 살고 있는 50대 남성 김씨는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엔 133층 초고층 랜드마크 기공식까지 거행했고, 마포상암지구 주민들은 지난 15년간 오랜 염원이었던 서울시를 상징하는 초고층 대형 랜드마크를 설립한다는 부푼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면서 "고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바뀐 후 서울시 개발 계획으로 여러차례 공사가 지연되더니 결국 십수년간 이 공간을 방치해 놓고 이제와서 공공임대로 돌린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 다니는 초중학교도 현재 인원이 많아 과밀상태인데 월드컵3단지에 2000가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에 3500가구 등 5500여가구가 또 들어오면 학교와 교통에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돌고 있다.

상암동 DMC 소통모임을 주관하고 있는 시민 박모(50대 남성)씨는 "마포상암지구 주민들은 상암 DMC 개발계획을 원안대로 준수하고 터무니 없는 주택공급안에 대한 반대운동에 적극 협조할 것이며 용도변경, 환경평가 등 행정적 협조를 일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대변해 공공입대 주택 공급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마포상암지구의 공공임대가 들어서기로 한 월드컵 3단지의 모습. 사진=오은서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마포상암지구의 공공임대가 들어서기로 한 월드컵 3단지의 모습. 사진=오은서기자

특히 상암동 DMC 소통모임은 공공임대 주택의 결사반대를 위해 마포상암동 랜드마크 앞 텐트에서 농성 진행과 함께 아파트 단지와 주요지역에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월드컵 3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남성 김모씨는 "강남의 은마아파트는 놔두고 왜 우리만 건드리느냐, 우리가 무슨 봉이냐, 8.4 공급대책이 서울시 균형발전에 맞기나 하냐"면서 "실제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서면 기존의 있던 아파트 값이 2억 원 정도 떨어진다는데...우리 주민들은 결사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설 랜드마크 인근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 업체 대표는 "마포상암단지의 아파트 값은 꾸준히 상승해오다 지난 7.10 부동산 대책 이후에 가격이 폭등해 시세가 지난해 7~8월 기준 1억 5000만원 정도 올랐다"면서 "지난해 32평 기준 8억 5000만원에서 지금은 10억 원이며 전세는 지난해 시세 4억 5000만원에서 올해는 6억 원"이라고 말했다.

신규택지 대상지에 포함된 상암동의 서부면허시험장도 아파트 단지와 학교에 인접해 있어 인근 주민들은 이미 학교 내 학생 과밀화 등을 이유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부면허시험장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상암동은 작게 보면 1지구(1~8단지)는 5300여 가구며, 2지구(9~12단지)는 2900여 가구로 월드컵파크 총 가구 수는 8200여 가구"라면서 "정부는 상암동 전체의 20%가 채 안되는 지역에 현재 가구수의 80%에 해당하는 6200여 가구의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주민은 "특히,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현재 700여 가구가 거주하는 7단지와 비슷한 면적인데도 현재 가구 수의 5배에 이르는 3500가구를 더 짓겠다는 말인데...도저히 말이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서부면허시험장으로 연결되는 상암사거리는 교통도 이미 포화상태이지만 상암동에 유일한 중학교인 상암중학교는 과밀학급으로 학부모들이 이미 수차례 민원 제기를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중학교를 만들 부지가 없다'여서 불만이 높아진 상태다.

주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바로 옆에는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인접해 있는데 3500가구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일년 내내 일조권 침해가 불보듯 한데다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택공사 기간 내내 소음과 분진 등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욱이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신 전략거점' 3곳의 하나로 선정되면서 지역주민에게 경제산업 유발효과 기대감을 심어준 것과 달리 이번에 신규택지 개발지에 포함되면서 주민들은 공공임대든 일반분양이든 미래 도시 경쟁력을 낮추는 개발 계획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마포상암지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에 원래 들어서기로 했던 133층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의 층별 안내도가 걸려있다. 사진=오은서 기자
마포상암지구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에 원래 들어서기로 했던 133층 초고층 랜드마크 건물의 층별 안내도가 걸려있다. 사진=오은서 기자



오은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esta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