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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전자업계 외주열풍 부메랑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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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전자업계 외주열풍 부메랑 된다

글로벌이코노믹 산업부 오만학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산업부 오만학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5일 '온라인 갤럭시 언팩 2020' 행사를 통해 공개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Galaxy Note20)'이 출시와 동시에 전 세계 소비자 관심을 한몸에 사로잡고 있다. 애플을 넘고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드높은 기개를 보여주듯 갤럭시 노트20은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중무장했다.

갤럭시 노트20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된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줄 삼성의 야심작이라는 면에서 기대가 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부 부품이 삼성 ‘엑시노스 990’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아닌 외국산 제품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20에는 미국 퀄컴 ‘스냅드래곤865+’ AP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치열한 시장다툼을 벌이는 경쟁업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뿐만 아니라 차기 스마트폰 모델부터는 관계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BOE의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는 LG전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LG전자는 현재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 전 모델에 관계사 LG디스플레이가 아닌 중국 BOE의 모바일용 OLED 패널을 사용 중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LG전자 무선사업부(MC)가 BOE와 손잡고 롤러블 스마트폰을 개발한다는 소식까지 들리는 상황이다.

우리 업체들이 국내 협력사를 제쳐두고 외국 기업에게 손을 내미는 이유는 '원가 절감' 때문이다. 모바일용 디스플레이 패널은 BOE OLED 패널이 삼성.LG디스플레이 제품보다 약 20~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비용 절감을 통해 경영난을 최소화하려는 우리 기업들의 몸부림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앞장서서 외국산 제품을 홍보하는 일은 결국 세계 시장에서 우리 제품들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드는 '치명적인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