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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연구소] 김재철 명예회장의 ‘학구열’이 동원그룹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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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연구소] 김재철 명예회장의 ‘학구열’이 동원그룹에 미친 영향

젊은 시절부터 은퇴 이후까지 다독…6세 자녀 가정에 매달 그림책 선물하기도
‘목요세미나’통해 전 임직원이 가치관 공유하며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 대처

2000년‘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책을 출간하기도 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소문난 다독가로 유명하다. 평소 유연한 사고를 강조한 김 명예회장이 위아래가 바뀐 세계지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2000년‘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책을 출간하기도 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소문난 다독가로 유명하다. 평소 유연한 사고를 강조한 김 명예회장이 위아래가 바뀐 세계지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85)은 우리나라 재계 1세대 중 한 명으로, 원양어선 말단 선원부터 시작해 지금의 동원그룹을 일군 인물이다. 그의 학구열은 오늘의 동원그룹이 있기까지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

◇ 귀가 열려있는 다독(多讀)가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소문난 다독가다. 원양어선 선장 시절, 배에 필요한 용품을 구하기 위해 시모노세키 등의 항구에 정박하면 책방에 가서 헌책들을 사서 배 안에서 끊임없이 읽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다독가 면모는 회사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이 읽은 책을 권하고, 직원들에게도 자기계발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당부한다. 그룹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인생을 살면서 ‘문사철 600’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한다. 문사철 600은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어야 한다는 의미다.

김 명예회장은 2019년 창립 50년 만에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매달 10~20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즐겨있는 책은 경제ㆍ경영 관련 서적, 역사ㆍ심리학 서적 등 다양하다. 전문지식이나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초청해 대화하거나 강의를 듣기도 한다.

◇ 목요세미나‧책 꾸러기 등 프로그램 도입해


김 명예회장이 한국무역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던 2000년 저술한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에는 유연한 사고방식이 집약돼 있다. 지도를 거꾸로 세우면 우리는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대륙의 위로 치솟아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게 골자인데, 실제로 김 명예회장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위아래가 뒤바뀐 세계지도(거꾸로 세계지도)가 걸려 있다.

그는 동원그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다. 그가 동원그룹에 도입한 ‘목요세미나’는 전 임직원이 가치관을 공유하며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자리다. 1974년 9월부터 현재(8월)까지 40여 년에 걸쳐 1920회가 넘는 횟수를 기록하며 이어지고 있다.

2007년부터 동원육영재단이 진행해 온 ‘동원 책 꾸러기’도 김 명예회장의 영향을 받았다. 동원 책 꾸러기는 아이가 책을 매개로 올바른 인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독서 장려 프로그램이다. 동원육영재단은 만 6세까지의 자녀를 둔 가정에 매월 그림책을 무료로 보내주고 있다. 12일 기준 배포된 그림책 수는 총 130만 권에 이른다.
지난 6월 말부터는 코로나19 교육용 그림책을 총 2만 가정에 무료 배포했으며, ‘필(必)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배송용 포장재를 기존 비닐봉지에서 종이상자로 대체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김재철 명예회장은 은퇴한 후로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때에만 조언한다. 최근 농장(팜, Farm) 운영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들었다. 쉬지 않고 트렌드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