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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넘쳐나는 현금에 외환보유액 중 예지금 비중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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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넘쳐나는 현금에 외환보유액 중 예지금 비중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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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 금 등 자산가격 상승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운용 외화자산 중 현금 비중을 지속 줄여가고 있다. 전세계에서 초저금리가 계속돼 단순 예금으로는 유의미한 운용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투자를 줄이고 현금을 쌓는 '슈퍼세이버'가 늘고 있어 이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12일 한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65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체 보유액이 한 달 사이 58억 달러 늘었지만 예치금은 248억6000만 달러로 12억 달러 줄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3월 이후 지난달까지 넉달 연속 예치금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로써 3월만 해도 전체의 8%에 육박한 예치금 비중은 7월 현재 6%로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재난지원금 등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지만 국민들이 소비 대신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단적으로 통장 잔액 대비 인출금 비율을 나타내는 은행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올해 5월에 15.6회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계·기업의 현금 보유 성향이 강해지면서 돈이 생산·투자 활동에 쓰이지 못하고 통장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시중에 가계와 기업이 장롱과 금고에 쌓아 놓은 5만 원권 지폐가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의 5만원 권 발행액 대비 환수액 비율을 나타내는 환수율도 올 1~6월에 26.9%로 지난해(60.1%)의 절반을 밑돈다.

이에 한은은 현금 대신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유가증권과 예치금 간 운용규모 조정이 있었고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은뿐 아니라 다른 중앙은행들도 현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외환보유액이 많은 일본은 7월 현재 전체 외환보유액(1조4024억 달러) 중 예치금(1272억 달러)이 9.1%를 차지하고 있다. 연초만 해도 1300억 달러(전체의 9.6%)였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