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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로나 보릿고개’ 넘은 정유사, 3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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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로나 보릿고개’ 넘은 정유사, 3분기는?

국제유가 하락·코로나19·정제마진 약세, 상반기 정유사 손실 5조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 회복 ‘요원’…코로나 재확산에 3분기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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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상반기 5조 원대의 손실을 입은 정유업계가 하반기에도 실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재확산하는 가운데 정유업계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해 9월 셋째 주 배럴당 10.1달러 최고점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8월 첫째 주는 마이너스(-)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셋째주 –0.6달러로 첫 마이너스로 진입했던 정제마진은 소폭을 등락을 거듭하다 12월 다섯째 주부터 플러스(+)로 전환해 2월 둘째 주 4.0달러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세가 본격화 던 3월부터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5월 첫째 주 정제마진은 무려 –3.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꺾이자 세계 각국이 봉쇄를 풀던 6월 정제마진은 플러스로 잠시 돌아섰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 8월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것으로,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로 진입하며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경우가 거의 없어, 정유업체들은 석유 등 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그나마 국제유가가 지난 4월 사상 첫 마이너스에서 40달러대로 회복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재고 손실을 덜어내, 그나마 실적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국내 정유 1분기 합산 적자는 사상 최대인 4조3775억원으로,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3조원)보다 많은 손실을 1분기 만에 본 것이다.

정유 4사 중 1위 사업자인 SK이노베이션의 적자 규모가 1조7000억원대로 가장 컸고,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1조 원 초반대의 적자를 봤다. 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적자는 5632억원이었다.
2분기에는 국제유가 회복과 코로나19 진정세로 정유사 합산 적자 규모는 7373억 원으로 1분기보다 80% 가량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적자 4397억원, 에쓰오일은 1643억원, GS칼텍스는 1333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는 영업이익 132억 원을 기록,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문제는 3분기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와 정제마진 약세, 원유 재고 증가 가능성 등에 따른 불확실성에 정유사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정유사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정제마진 약세가 개선되지 않고 그나마 실적 상승을 견인한 유가도 상승세를 멈췄다”며 “거시경제 악화 탓에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어려워 3,4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악화할 여지가 더 높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