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위생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도 공중화장실은 어둡고, 지저분하고 냄새나며 또한 무섭다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게 현실이다.
비영리 일본재단은 일반시민의 공포감을 치유하기 위해 16명의 건축가에게 의뢰해 도쿄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지역 중 하나인 시부야(渋谷)의 공공공원에 17개의 공중 화장실을 개조하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 The Tokyo Toilet Project)’를 시작했다.
일본재단은 성명에서 "사람들이 공중 화장실을 편안하게 사용하고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 정신을 육성한다는 목표로 성별, 연령 또는 장애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공중 화장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화제가 모은 공중화장실 디자인은 건축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 반 시게루(坂茂)가 선보인 것이다. 그가 디자인한 투명한 공중화장실이 하루노코가와(春の小川) 커뮤니티파크와 요요기(代々木) 후카마치(深町) 미니파크에 등장했다.
일명 ‘스마트 글래스’ PLDC(고분자분산액정) 필름을 적용한 이 공중 화장실은 평소에는 투명한 모습이었다가 사용을 위해 내부에 들어가면 이내 불투명한 상태로 변한다. 전원을 공급하면 유리가 불투명하게 바뀌는 혁신 PDLC 기술을 이용해 자유롭게 투명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이 두곳의 화장실은 각각 3개의 독립공간이 있으며, 시안, 라임 그린, 블루, 옐로우, 핑크 또는 퍼플의 투명한 착색유리로 둘러싸여 있다. 시스루 디자인은 사람이 들어가기 전에 쉽게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반 시게루씨의 투명한 공중화장실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이너 가타야마 마사미치(片山正道)씨가 에비스(恵比寿) 공원에 만든 다른 3개의 공중화장실, 또다른 프리츠커상 수상자 마키 후미히코(牧文彦)씨의 에비스 이스트공원내 화장실, 가구디자이너 다무라 나오(田村直)의 에비스역 근처 화장실도 함께 선보였다.
앞으로 수주내에 건축가 사카쿠라 다케노스케(坂倉武之助)씨의 니시하라잇초메(西原一丁目) 공원내 화장실, 프리프커상 수상자 안도 타다오(安藤忠雄)씨의 진구도오리(神宮通り)공원내 화장실도 오픈한다. 나머지 공중화장실 개조공사도 2021년 봄에는 완료될 예정이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