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Biz 24] 日 ANA홀딩스, 5조원대 자본 확충 추진…경영 정상화 2-3년 예상

일본 최대 항공사 전일본공수(ANA)의 지주회사인 ANA홀딩스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경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최대 5000억 엔(약 5조5000억 원) 규모의 자본 조달을 추진 중이다. ANA홀딩스는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과 자본 조달을 위한 협의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본 대형 항공업체 중에서 여객 감소의 장기화에 대비해 자본 확충 계획을 구체화한 것은 ANA홀딩스가 처음이다. ANA홀딩스는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일본의 3대 민간은행인 미쓰비시UFJ, 미쓰이 스미토모, 미즈호 등에 '후순위 론' 융자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금과 이자를 갚는 우선순위에서 뒤지는 후순위 론은 채무자 입장에선 자기자본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 이 때문에 후순위 론을 이용하는 채무자는 재무상태가 개선된 것으로 간주돼 다른 은행 등에서의 차입 여력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 4월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여객 수요가 급감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ANA홀딩스는 차입과 신용한도액 확대 등으로 지난 6월까지 약 1조 엔을 확보해 놓았다. 그러나 인건비 등 각종 고정 비용으로 월평균 600억 엔 가량의 현금이 소진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안정적인 운전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로 여객 수요 감소가 이어지면 재무상황이 악화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은행권 차입 비용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ANA홀딩스가 자본 확충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ANA홀딩스는 지난달 29일 올 2분기에 최종 손익 기준으로 1088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ANA홀딩스가 분기 실적을 내놓은 2003년도 이후 최대 규모의 적자다.

한편 일본 내 항공사로 구성된 정기항공협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항공업계 전체의 올해 수입 감소액이 2조 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항공사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공세적으로 입국 규제 조치를 시행해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화물운송으로 흑자로 전환하는 등 다른 경영실적을 내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의 항공사들은 여저히 항공화물 보다는 여객 운송에 집중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경영 상태를 회복하는 데는 적어도 2~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