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초점 24]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공유
2

[글로벌-초점 24]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없는 이유 세 가지

국제유가는 재고감소와 산유국들의 감산합의 이행 등 긍정의 요인에도 앞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고 러시아 매체 러시아투데이(RT)가 24일 전했다.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함께 주요 24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의 감산합의를 이끄는 세계 최대 산유국인데 러시아 매체가 유가하락을 걱정하는 이유가 있으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원유를 퍼올리는 펌프잭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제유가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4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1%(0.48달러) 하락한 배럴당 42.34달러에 한 주를 마감했다. WTI는 주간 기준으로 0.1% 올랐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1.2%(0.55달러) 내린 배럴당 44.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 때문에 원유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가 향배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런데 산유국의 매체인 RT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RT는 24일자 기사에서 원유 낙관론자들이 바라는 것보다 훨씬 오랜 기간 동안 유가가 불확실한 상태에 있어야 할 것이라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RT는 첫째 공급과잉을 꼽았다. 지난 4월 유가가 마이너스로 내려간 근본 원인은 엄청난 공급과잉과 저장 공간의 부족이었는데 최근 미국의 재고가 감소하지만 재고 여유가 줄어들고 있다고 RT는 지적했다. 미국의 연방기관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재고는 7월 24일 1060만 배럴 감소한 이후 매주 740만 배럴, 450만 배럴, 160만 배럴 줄었다. 재고감소폭이 계속 줄면서 이제는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염려가 크다.

재고 감소폭 축소는 산유국들이 8월부터 감산합의 규모를 기존 970만 배럴에서 770만 배럴로 완화했지만 수요 증가는 불균등한 시점에 이뤄져 산유국들과 원유 투자자들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노르웨이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 리스타드에너지는 원유재고 증가는 감산합의 완화 이후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스타드 에너지는 최근 OPEC이 8월부터 시험삼아 증산하면서 수요 측면에서 숲에서 이제 막 나온 시장에 역효과를 낼 것이고 주장했다. 이어 전체 원유시장은 다시 소규모 공급 과잉으로 돌아고 공급부족은 올해 말까지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둘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불확실성이다. RT는 최군의 유가 랠리는 코로나19 백신이 곧 나올 것이라는 낙관 탓이었다면선도 "불행하게도 적절한 백신 개발은 정상으로는 아주 오래 걸리는 절차"라고 지적했다. RT는 경쟁력있고 안전한 백신이 시장에 언제 나올지 분명한 시간표가 없는 만큼 세계 경제와 원유시장은 특히 코로나 19 2차 감염증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경재봉쇄가 다시 이뤄질 경우 여행감소, 생산활동 축소 등으로 원유수요 감소는 불을 보듯 훤하다.

셋째는 신재생에너지의 붐이다.저유가는 신재생에너지로 가는 전환 속도를 늦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지만 지금까지 그런 증거가 없다는 게 RT의 판단이다. 대신 RT는 화석연료가 역사상 최대의 수요 파괴에 직면한 시점인 팬데믹 동안에도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계속 증가했다면서 석유 가스 부문에서 계속되는 엄청난 자산상각 파도는 쉘의 최고경영자(CEO)가 3년 전 예견한대로 '영원히 더 낮은 유가'가 원유시장의 뉴노멀이 될 수도 있다고 마침내 인정한 분명한 징표라고 강조했다.

RT는 원유 낙관론자들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도 있다는 토를 달기는 했다. 원유 개발 분야에 대한 계속된 낮은 투자는 공급 축소를 낳고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RT는 지적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