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제조업 불황의 타격이 크다. 일본제철의 조강 생산량은 2020회계연도(2021년 3월기)에 3630만 톤으로 전기에 비해 1075만 톤이나 줄어들 전망이다. 이로 인해 전기 대비 4000억 엔(4조4000억 원) 정도의 사업 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 회계연도의 연결 사업 손익은 1200억 엔(1조32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전자강판은 변압기, 모터의 철심에 사용하는 자성이 있는 강판으로 전력손실을 줄이는 외에 자력을 높이는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자동차 전용은 수요가 급증해 2025년도에는 2017년도에 비해 7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일본제철은 이미 2019년 8월 규슈 제철소 하치망 지구에 460억 엔, 2019년 11월 세토나이 제철소 히로하타 지구에 140억 엔, 2020년 5월 다시 하치망 지구에 100억 엔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추가 설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도요타가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스틸의 전자강판의 일부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 하이브리드 차의 수요가 증가할 것을 전망, 일제뿐만 아니라 해외 철강의 조달도 확대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제철 실적의 조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9년 조강 생산량에서 바오스틸은 세계 2위로 9547만 톤이다. 3위 일본제철의 5168만 톤이나 5위 포스코의 4312만 톤을 크게 넘어선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과잉 생산한 강재를 해외에 값싸게 팔아 국제 강재 가격을 무너뜨리는 ‘차이나 쇼크’를 여러 차례 일으켰다.
일본제철은 전자강판 경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미야모토 부사장은 “자동차 메이커에 의한 값싼 전자강판 조달은 당사의 설비가 갖추어질 때까지만”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의 전자강판 증설이 궤도에 올라 안정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될 때까지의 연결 역할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코로나19로 손상된 제조업의 수요 회복에는 몇 년이 걸리며, 보호주의의 흐름까지 가세해 공급망의 구조는 크게 바뀐다. 일본제철의 하시모토 사장은 “코로나19 수습 후에는 국산화의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대비해 “품질로 내수를 충족시키고 세계에도 통용되는 상품을 질, 양 모두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자강판을 덮친 차이나 쇼크를 물리칠 수 있을지가 향후 상품이나 사업의 글로벌 전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