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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코로나가 떨어트린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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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코로나가 떨어트린 공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
흔히 사람들은 위기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라고 말한다. 위기는 위험하지만 항상 기회가 뒤따름을 강조한다. 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위기가 다가오면 위험을 느끼기보다 기회를 포착하는사람들이 있다. 의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지 않더라도 위기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위험을, 누군가에게는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끊이지 않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생각해보자. 코로나라는 위기 때문에 위험에 빠진 곳이 있다. 식당 등과 같은 외식업이나 학원 등과 같은 교육업이 대표적이다. 반면, 식품업계나 바이오 업계는 의도치 않은 기회를 맞고 매출이 오르거나 주가가 상승하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웃고 있는 우산 장수의 모습과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당혹해하는 행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변덕 심한 날씨를 기상청이 예측하기 힘든 것 같이, 변덕 심한 위험이 각 조직에 위험과 기회라는 동전의 양면 중 어떤 면을 보여줄지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준비하는 것이다. 준비된 조직은 위험이라는 동전을 뒤집어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의도치 않게 주어진 기회라는 동전이라도 불확실성이 가득한 도박장에서 멋진 배팅을 걸어볼 수 있다.
준비된 조직의 모습은 과연 어떠할까? 첫째,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공이 떨어져도 다시 반등할 수 있는 이유는 탄력성 때문이다. 탄력성은 외관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처음 본 비슷한 크기의 농구공과 축구공 중 어느 것의 탄력성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을까? 크기는 작지만 놀랄 만큼 잘 튀어 오르는 ‘탱탱볼’도 존재한다. 공이 떨어져도 반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탄력성이라면, 조직에 필요한 것은 회복 탄력성(resilience)이다.

회복 탄력성은 위험과 실패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이 뛰어오르는 마음의 근력으로 정의된다. 공의 탄력성이 그러하듯이, 조직의 규모가 크다고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마주하고 있는 각 구성원의 마음의 근력을 키워야 한다.

둘째, 견고한 토대를 가지고 있다. 탄력성이 강한 공은 강하게 내려치면 칠수록 더 높이 떠오른다. 단,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견고하고 단단한 바닥에 부딪혀야 한다. 물 위에 내려쳐진 공은 떠오르지 못하고 더 깊은 물 속으로 빠져 버린다. 마찬가지로 위험에 내려쳐진 조직은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고 가정했던 바닥보다 더 깊은 해수면 아래로 침몰할 수 있다. 견고한 토대가 없기 때문이다.

조직에 있어 견고한 토대는 리더이다. 위험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구성원들의 행동 결과에 책임을 져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자신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지대가 없다면, 어떤 구성원도 섣불리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다이슨이 혁신적인 청소기를 발명할 수 있었던 이유는 12년간 5126개의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패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이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의 철학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 위험을 계기로 더 높이 반등하는 기회를 사로잡으려면 결국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좋은 의미로는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나쁘게 보면 구성원들의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 떨어지는시간이 길수록 떨어지는 속도는 가속도를 받아 더 빨라지고, 언제 바닥에 부딪힐까 두렵게 된다. 이때 두 가지 유형의 구성원이 있다. 말만 하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이다. 말만 하는 사람은 마치 고객센터를 찾아온 고객과 같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본인에게 해결에 대한 책임이 없고 직접 행동하지도 않는다. 결국, 조직에 더 많이 필요한 사람은 내부 고객보다 내부 직원이다.

코로나가 떨어트린 공, 탄력성과 견고한 토대와 내부 직원을 가지고 더 높이 반등하는 조직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그 공이 아무리 작은 공이라도 말이다.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책임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