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삼성물산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 검토' 논란, 삼성전자까지 '불똥'

공유
4

[글로벌-Biz 24] 삼성물산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 검토' 논란, 삼성전자까지 '불똥'

환경단체, 美·英 삼성전자 매장 앞서 '삼성물산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반대' 시위 잇따라 벌여
삼성물산 외 삼성증권·삼성화재·삼성생명 석탄사업도 거론...삼성 브랜드 평판 악영향 경고

환경단체 회원이 삼성의 석탄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건설전문매채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  이미지 확대보기
환경단체 회원이 삼성의 석탄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영국 건설전문매채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
한국전력이 추진하는 베트남 붕앙(Vung Ang) 2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저지하기 위해 환경단체들이 주요 타깃을 한전에서 시공사로 예상되는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전체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GCR) 등 외신과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환경단체들은 지난 21일과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와 영국 런던 옥스포드 스트리트에 있는 삼성전자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삼성물산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시위를 잇따라 벌였다.
이는 삼성물산이 한전이 수주한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화력발전 사업의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은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붕앙 2호기 사업 현지법인인 밥코(VAPCO)와 사업 참여 주요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한전으로부터 확인 받았다고 밝혔다.

베트남 붕앙 2호기 사업은 베트남 하틴(Ha Tinh)성(省)에 총 1.2기가와트(GW)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는 22억 4000만 달러(악 2조 5000억 원) 규모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전은 중국 중화전력공사(CLP)로부터 약 2200억 원에 지분 40%를 인수해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참여하기로 했고,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은 이 사업의 기존의 EPC 사업자였던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중국 광동화전공정총공사(GPEC)를 대체하는 시공사로 참여, 각각 건설과 설비공급을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미국, 영국은 물론 서울, 마닐라, 도쿄 등에서도 시위를 벌이며 한전은 물론 삼성물산을 포함한 삼성그룹에 대해서도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붕앙 2호기 발전소가 완공되면 매년 66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운영기간 30년 동안 총 2억톤이 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되고, 한국과 베트남이 모두 서명한 파리협약에도 저촉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글로벌컨스트럭션리뷰는 환경단체들이 갤럭시 등 삼성전자 브랜드를 타깃으로 하는데 대해 민감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앞서 지난 6월 또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은 호주 현지에서의 반대여론과 삼성전자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퀸즐랜드 아다니 애봇 포인트(Adani Abbot Point) 석탄 항만시설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중단하기로 밝혔다고 이 외신은 전했다.

GCR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증권 외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한국과 해외의 석탄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2GW급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지분 17%에 해당하는 약 5억 달러(약 6000억 원)을 투자했다는 것이다.

GCR은 삼성물산이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참여 검토는 뜻밖이라고 보도했다.

이 외에 GCR은 인도네시아 자바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이어 베트남 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는 한전 역시 논란에 휩싸여 있다고 소개했다.

이 외신은 지난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모두에 대해 손실 발생을 예상했다고 소개하며, 그럼에도 한전이 계속 사업을 추진한다면 한전은 기후 위기를 가속화시킬 뿐 아니라 자신도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GCR과의 인터뷰에서 "애플, 아마존 등 많은 IT 기업들이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해 100% 친환경 재생에너지 사용을 표방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러한 트렌드를 외면하고 있다"며 "올해 초 베트남은 고강도의 에너지전환 계획을 수립했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윤 변호사는 "전 세계 삼성의 소비자들은 여러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석탄사업에 연관돼 있다는 것을 이슈로 부각시키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베트남 석탄사업 참여는 삼성 전체 브랜드 평판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GCR은 삼성물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