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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금융해킹 경보'내린 美에 북한 "우린 건드리면 큰 봉변" 공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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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금융해킹 경보'내린 美에 북한 "우린 건드리면 큰 봉변" 공갈

북한은 30일 '대북 금융해킹 경보'를 발령한 미국을 향해 "미국은 우리를 건드리는 경우 큰 봉변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자금세척 및 테러자금지원 방지를 위한 국가조정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같이 협박했다.

미국 CISA 등 4개기관의 비글보이즈 활동 재개 공동 경보. 사진=VOA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CISA 등 4개기관의 비글보이즈 활동 재개 공동 경보. 사진=VOA

이는 미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과 재무부, 연방수사국(FBI), 사이버사령부 등 4개 기관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단체 '비글보이즈'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한 금융 해킹을 재개하고 있다며 합동 경보를 발령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4개 기관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휘를 받아 2014년부터 활동해 온 비글보이즈가 지난 2월부터 전 세계 은행들을 대상으로 ATM 시스템 등을 노린 현금 탈취를 재개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합동 경보 발령 부처들은 2015년부터 한국, 일본, 타이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칠레, 멕시코, 스페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토고, 가나, 남아공 등 38개국 금융전산망이 비글보이즈의 표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비글보이즈가 2015년부터 20억 달러를 훔치려고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담화는 "미국이 우리의 사이버 위협을 기정사실화하고 공동대처요 뭐요 하면서 분주탕을 피우고 있는 것은 우리의 대외적 영상(이미지)에 먹칠하고 국제적인 대조선 압박 책동을 합리화하려는 음흉한 속심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또 "사이버 범죄의 원흉인 미국이 사이버 위협에 대해 운운하는 것 자체가 파렴치의 극치이며 언어도단"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지난해 7월 익명의 가상화폐 거래소 3에서 미화 27만 3000) 상당의 11개 다른 종류의 가상화폐를 탈취했다. 해커들은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미국 기반의 가상화폐 거래소 10과 협력 기업들의 자금이 있는 거래소 11에서 약 247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쳤다

이 두 건의 탈취 사건에 연루된 총 280개의 가상화폐 계좌에 대한 민사 몰수 소송을 제기한 워싱턴 DC 연방검찰은 북한 해커들이 탈취한 가상화폐 자금을 국제 금융 감시망을 회피하며 다양한 수법으로 세탁했다고 지적했다.검찰이 제출한 30페이지의 소장에 따르면, 2건의 자금 세탁에 동일한 중국 국적 장외 거래인들이 적어도 부분적으로 연루됐다. 이 중국인들은 북한이 과거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약 2억500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세탁하는데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은 북한 당국이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 자금 탈취와 세탁을 통해 금융 제재를 회피하며 불법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