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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 현장표정] 매물 80~90% 급감 서초, 연말 신규입주 많은 과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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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급등 현장표정] 매물 80~90% 급감 서초, 연말 신규입주 많은 과천 '온도차'

서초동 국립외교원 주변 "가뜩이나 전세 부족한데 물량 더 귀해져 가격 오를 것"...주인·세입자 불만
과천 정부청사 일대 "상승세 맞지만 4천가구 재건축 입주 예정 무작정 인상할 수 없을 것"
전문가 "갭투자 규제·임대차 3법 영향 지역 특성따라 달라...품귀·폭등 표현 선택 신중해야"

7.10 주택공급대책 대상지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7.10 주택공급대책 대상지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인근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그 영향의 강도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 서초동 일대 "임대차3법 이후 전세물량 더 줄어…9월 신규 아파트 입주로 수급 개선되더라도 전셋값 크게 오를 것"
8.4 수도권 주택공급대책 대상지 중 하나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외교원 인근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서초동은 원래 전세 물량이 부족한 지역이지만, 실거주 요건 강화와 임대차 3법 이후 전세 물량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면서 "당연히 전셋값이 더 오르는 추세인 것은 맞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공인중개사는 "오는 9월 28일 인근에 새로 조성된 우성아파트 재건축 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면 주변에서 전세 물량이 다소 나오겠지만 전셋값은 대폭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의 시행으로 향후 4년간 5% 이상 전셋값을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임대인)들이 세입자(임차인)과 신규 계약 때 가격을 대폭 올려받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인근지역 다른 공인중개사도 "임대인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이득될 것이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보증금에 월세금이 일부 포함되는 반전세가 아닌 전세보증금만으로 계약하는 '순수 전세'는 더욱 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이 모두 '직접 들어가 살겠다'고 하는 바람에 전세 매물이 80~90% 줄었다""매물 자체가 귀하다 보니 가격도 부르는게 값"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무조건 반가운 것만은 아니라고 서초지역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지적했다.
실거주를 위해 서초동 지역에서 아파트 전세를 구하고 있는 한 직장인은 "장기적으로 세입자가 혜택을 볼 지는 모르겠지만, 신규 계약의 경우엔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대폭 올리려 하기 때문에 이번 9~10월에 당장 전세를 구해야 하는 수요자로서는 오히려 부담이 더 커졌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자료 따르면, 8월 넷째 주(8월 24일 기준) 서초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직전 주와 비교해 0.26% 올랐.

부동산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서초동 롯데캐슬클래식 120㎡가 12억 5000만 원에, 반포동 반포자이 59㎡가 8억 9250만 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 과천 "12월~내년 2월 4천여가구 입주로 매물 풍부…집주인 뜻대로 가격 인상 안될 것" 다른 지역과 시장상황 달라


8.4 대책에서 또다른 주택공급 대상지로 선정된 경기도 과천의 정부과천청사 주변은 다소 다른 표정이었다.

갭투자 규제와 임대차 3법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은 맞지만, 대규모 재건축 입주 일정 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천시 중앙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과천 주공2단지, 7단지 등 재건축단지에서 총 4000여 가구가 입주한다"고 소개하며, "입주물량이 많아 인근에 거주하던 입주예정자의 전세 매물도 많이 나올 예정이어서 신규계약 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대폭 올리고 싶어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과천시 별양동의 공인중개사 역시 "부동산 규제로 전세 물량는 감소 추세이나 꾸준히 물건이 나오고 있고, 가격도 상승세이지만 재건축 입주일정 등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과천만의 특수 상황을 언급했다.

문제는 가을 이사철을 앞둔 최근 과천의 전셋값 상승세다. 8월 넷째주 과천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앞주보다 0.30% 올랐다. 과천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과천청사 맞은편 래미안 아파트 전용면적 99㎡(30평)대 전셋값이 9억 원을 호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의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전세 '품귀'나 전셋값 '폭등' 등 용어 사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갭투자 규제와 임대차 3법 등으로 전세물량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지역 특성에 따라 체감온도의 차이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함 랩장은 "신규 전세계약 시 임대인이 전셋값을 대폭 올려놓으려는 경향이 있지만 그것이 전체 전셋값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는 매월 공급량에 따라 달라지므로 일률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과천시 별양동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김철훈 기자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