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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 러시아, 인류 역사상 최대 핵실험 ‘차르 봄바’ 폭발 동영상 59년 만에 최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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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ilitary] 러시아, 인류 역사상 최대 핵실험 ‘차르 봄바’ 폭발 동영상 59년 만에 최초 공개

1961년 10월 ‘차르 봄바’가 폭발한 뒤 연기와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1961년 10월 ‘차르 봄바’가 폭발한 뒤 연기와 먼지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러시아가 세계 최대 핵폭탄인 차르 봄바(Tsar Bomba) 폭발 순간의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폭발은 TNT 폭약으로 50메가톤에 해당하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의 약 1,500배에 달하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핵무기는 극비사항이었다.

현재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RDS-220, 비공식적으로는 차르 봄바로 알려진 수소폭탄의 폭발 경위를 공개하고 있다. 러시아는 8월 20일 이 나라 원자력 산업 75주년을 기념해 미국과의 핵 개발 경쟁이 치열하던 1961년 10월 30일 북극해 외딴 섬에서 진행된 차르 봄바의 실험 다큐멘터리 영상을 기밀 해제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40분 분량의 동영상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을 합친 것보다 약 1,500배의 위력을 지닌 폭발 모습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이 폭발 때 섬광이 1,00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디오는 폭탄이 실험장까지 화물열차로 운반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티븐스 공대의 핵 역사를 연구하는 알렉스 웰러스타인(Alex Wellerstein)이 뉴욕타임스에 말한 바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에서 어떻게 이 폭탄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술적 비밀은 밝혀지지 않았다.

폭발 직전 영상에서는 두 대의 항공기가 실험장을 향해 날고 있다. 한 대는 폭탄을 나르고 다른 한 대는 폭발을 촬영하는 기체다. BBC는 이 비행기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50 대 50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탄을 운반하는 비행기는 열방사로부터 기체를 보호하기 위해 새하얗게 칠해져 있다.

폭탄이 비행기에서 떨어지면 낙하산이 펼쳐져 지상 4,000m 높이까지 천천히 강하시켜 비행기가 안전한 거리로 날아가기에 충분한 시간을 준다. 비디오 22분 44초 만에 폭탄이 터진다. 영상에는 빛의 버스트에 이어 거대한 오렌지색 불덩이와 버섯구름이 담겨 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폭발의 충격으로 비행기는 1,000m 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은 주변 지형을 평평하게 만들고 그 뒤에는 초토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 냉전기 핵 개발 경쟁의 산물

니키타 흐루쇼프(Nikita Khrushchev) 소비에트 연방 총리가 개인적으로 이 무기의 개발을 의뢰하면서 차르 봄바는 애칭으로 불렸다. 흐루쇼프는 당초 미국이 개발한 것보다 훨씬 많은 100메가톤급 무기 제조를 계획했으나 러시아 과학자들은 방사능 강하물이 너무 파멸적일 것을 우려해 차르 봄바는 당초 예정보다 위력이 낮아졌다. 차르 봄바가 폭발하기 전까지는 미국이 냉전 시대의 군비 확장 경쟁을 주도했다.

1954년 미국은 ‘캐슬작전’ 브라보 실험에서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수폭 실험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은 TNT 화약 환산으로 15킬로톤, 나가사키에 떨어진 핵폭탄은 21킬로톤이었지만, 그때의 폭발은 15메가톤에 상당했다.

1994년 발행된 미국 워싱턴 DC 소재 우드로 윌슨 센터(Woodrow Wilson International Center for Scholars)의 ‘냉전 국제역사 프로젝트 회보’(Cold War International History Project Bulletin)에는 러시아 사진 기자가 차르 봄바의 폭발을 목격했다고 쓰여 있다.

기자는 당시 “지구 전체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그 광경은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초자연적이었다” 말했다. 그 폭발은 폭발의 중심에서 50km가량 떨어진 세베르니 인근 군사도시의 주택을 파괴했다. 충격은 규모 5.0의 지진과 비슷했으며 수백 km 떨어진 곳에서 창문이 깨지고 지붕이 무너졌다.

그래도 영상을 보면 폭발 시의 고도와 기상조건이 그 위력을 줄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원자력 기관인 로스아톰(Rosatom)은 인근 거주지 모두 “중대한 폭발의 영향을 기록하고 있지 않다”라고 하고 있다.

노르웨이 신문 바렌츠 옵서버(The Barents Observer)에 따르면 폭발로 인한 방사성 강하물이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관측됐다. 그러나 불덩이가 지표와 접촉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 방사선은 폭탄의 크기를 감안할 때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폭발은 오늘날까지 세계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큰 핵폭발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