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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獨 "러시아, 나발니 독살의혹 규명에 협조 않으면 가스관 사업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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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獨 "러시아, 나발니 독살의혹 규명에 협조 않으면 가스관 사업 재검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이면서 주요 반정부 인사로 활동 중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 중독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프로젝트에 불똥을 튀길 가능성이 엿보인다.

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독일 유력 주간지 빌트암손탁과 인터뷰에서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의혹 사건에 대한 규명을 요구하는 유럽연합(EU)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백지화하는 방안을 불가피하게 고려할 수도 있다고 러시아 정부에 경고했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미수 의혹을 규명하는 일에 기여하지 않는다면 러시아측 노르트 스트림2 사업자들과 (사업 철회 문제를) 논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2개 EU 회원국에서 100개가 넘는 업체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그 중 절반이 독일 기업들“이라고 덧붙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노트르 스트림2 사업을 지금 중단하게 될 경우 독일을 비롯한 EU 측 사업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은 러시아 우수트라가에서 독일 북동부 그라이프스발트까지 약 1200㎞를 잇는 천연가스관 건설사업으로 이 가스관이 완성되면 육로를 거치지 않고 발트해를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천연가스를 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노르트 스트림 2 사업이 완료돼고 이 가스관이 가동을 시작하면 유럽 전체 가스 소비의 4분의 1 이상을 러시아산 가스가 담당하게 된다. EU 입장에서도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늘면 전체 소비의 80%를 수입에 의존하는 EU의 부담이 대폭 줄게 된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도 독일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이고 있는 배경이다.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기내에서 건강문제가 생겨 옴스크에 비상착륙했다.

나발니 측이 경찰 조사에서 치명적 물질이 나왔다고 주장해 독살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난 3일 나발니에게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이 사용된 명백한 증거가 발견됐다는 독일 연구진의 발표를 근거로 러시아의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러시아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EU를 비롯한 서방권에선 러시아에게 진상을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