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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프랜차이즈의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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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프랜차이즈의 춘추전국시대

- 2018년 프랜차이즈 법 개정됐으나 상세 법안 미비, 사업에 따라 준비기간이 다름에 유의 -

- 베트남 외식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메뉴의 현지화도 중요 -


베트남의 프랜차이즈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노이와 호치민의 대형 쇼핑몰에 들어서면 주로 3~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및 레스토랑 층에서 전 세계의 각종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체 브랜드들을 볼 수 있다. 이번 해외시장뉴스에서는 베트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동향을 살펴보고 프랜차이즈 법의 유의사항을 알아본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Center)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 해외에 등록된 한국 식·음료 회사는 166개이며, 184개 브랜드가 총 4721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식·음료 프랜차이즈 업계의 총 7%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국가별로는 중국 92개사, 미국 61개사, 베트남 34개사가 운영 중이다. 이 중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360개의 점포는 총 해외 진출 프랜차이즈 점포의 7.6%를 차지한다. 2019년 4월 기준 해외 진출 한국 프랜차이즈 점포의 연평균 매출은 16억 원으로 2018년 5억 9000만 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 식·음료 프랜차이즈 해외진출 현황(2019년 4월 기준)

자료: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Center)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식·음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고 분석한다. 보고서는 92개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해외 진출을 희망하며 이 중 2019년에는 30.4%, 2020년에는 59.5%의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조사 대상 중 43%의 기업이 해외 시장 진출 목적지로 희망하는 국가였다. 2018년 조사 시 1위 국가였던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27.8%를 차지하며 2위로 밀려났다.

베트남 산업무역부에 등록된 한국 식·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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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산업무역부(2020년 1월 기준, KOTRA 하노이 무역관 자료 종합

한국·일본 브랜드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베트남 브랜드


겉으로는 한국 및 일본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지 토종 기업으로 베트남 프랜차이즈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가 있다. 바로 골든 게이트 그룹(Golden Gate Trade & Service)이다. 골든게이트는 한국 바비큐 고기집을 표방한 고기하우스(Gogi House), 일본 1인 핫팟(샤브샤브) 음식점을 표방한 Kichi Kichi, 일본 바베큐 전문점을 표방한 Sumo BBQ등 한국 및 일본 브랜드처럼 보이는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자체 개발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골든게이트는 베트남의 식·음료 부분 매출의 30%를 차지하며, 업계 4위에 랭크됐다.

베트남 대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골든게이트 그룹’ 소유 식·음료점


자료: 골든게이트 그룹 홈페이지(Golden Gate Restaurant Group)

대표 해외 프랜차이즈 기업


베트남의 대표 해외 프랜차이즈 식·음료 기업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회사들이다. KFC, 피자헛, 롯데리아, 졸리비, 맥도날드, 버거킹, 도미노피자, 스타벅스, 배스킨라빈스, 세븐일레븐, GS25 등은 일본, 대만,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베트남으로 진출한 해외 프랜차이즈 업체이다. 이들은 경제수도인 호치민과 행정수도인 하노이 두 지역에 중점적으로 출점하는 전략을 세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알아봤다.

1. 롯데리아

롯데리아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 KFC의 매출을 초과한 기업이다. 베트남의 롯데리아에 가면 한국에는 없는 ‘치킨 라이스(Chicken & Rice)’를 볼 수 있다. 이는 베트남 현지인이 즐기는 Com Ga(치킨 라이스)를 응용한 것으로 베트남 롯데리아에서는 해당 메뉴의 매출이 15% 이상을 차지한다.

베트남 KFC와 롯데리아의 매출 비교(2014~2018)
(단위: US$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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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VIRAC

롯데리아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베트남의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2017년의 전년대비 성장률인 17%에 비하면 2018년의 2% 성장률은 롯데리아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이는 베트남에 세븐일레븐과 Circle K등의 새로운 편의점이 생기면서 치킨, 치킨라이스, 구운 고구마, 볶음면 등이 패스트 푸드점의 간편식을 대체한 것이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2. 뚜레쥬르

CJ푸드빌의 제과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는 2007년 6월 호치민에 1호점을 열고 2019년 4월 기준 베트남 전역에 4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9년 유로모니터에서 실시한 베트남의 제과 프랜차이즈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CJ푸드빌은 2019년 롱안에 위치한 기업형 임대공장 서비스인 KIZUNA 3호점과 업무 협약을 맺고 제과 제빵 생산라인을 증축, 2025년까지 총 200개의 점포를 출점할 계획을 세웠다. 뚜레주르는 지난 2017년 호치민의 중심 상업지구인 하이바쯩(Hai Ba Trung)에 고급 카페 인테리어를 차용한 뚜레쥬르 카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업하며, 성공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3. 후라이드 치킨


베트남에 한국 드라마 열풍이 불면서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식 후라이드 치킨과 치맥(치킨과 맥주)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유명 현지 유투버들의 ‘먹방’에도 한국식 후라이드 치킨과 닭갈비 등이 소개되면서 베트남 젊은이들에게도 익숙한 메뉴가 됐다.
2019년 기준 베트남에는 BBQ 치킨, 파파스 치킨, 가쎄오 치킨, 굽네 치킨, 본스 치킨, 본촌 치킨, 돈치킨 등의 한국 출신 프랜차이즈가 진출해 있다. 이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베트남 현지화가 잘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휘해 마케팅을 한다. 돈치킨은 치킨만 파는 것이 아니라 김치전, 떡볶이등 다른 한국 분식 및 음식도 판매해 종합 K-Food 레스토랑 이미지를 선보이며, 굽네 치킨은 베트남의 라이스 페이퍼에 한국의 치킨을 싸먹을 수 있는 퓨전 메뉴를 선보여 현지화에 노력 중이다. BBQ는 베트남의 국민스포츠가 된 축구를 한국식 치맥을 먹으며 관람할 수 있게끔 100석 이상의 규모로 만든 매장에 대형 TV스크린을 설치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국 문화에 대한 로열티가 높고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은 국가인 만큼 앞으로도 베트남의 후라이드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을 둘러싼 국내 업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후라이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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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브랜드 홈페이지

프랜차이즈

베트남의 프랜차이즈 관련 법규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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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하노이무역관 종합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2018년 1월 15일 프랜차이즈 핵심 정의 및 요건과 프랜차이즈 운영규정 시행령(08/2018/ND-CP)를 공포하고 2018년 8월 8일 발효했다. 외식업체 영업을 위해서는 법인 설립 이후 위생허가 등 서브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서는 동일한 사업 내용으로 베트남 내에서 1년 이상 영업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참고 보고서: KOTRA 호치민 무역관 작성, ‘베트남 외식프랜차이즈 산업 진출하기’ (클릭 시 해당페이지로 이동)

시사점


베트남의 프랜차이즈 법은 사업 내용에 따른 세부 조항이 미비하다. 그래서 출점하는 사업 분야에 따라 등록 서류나 기간이 상이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관련 서류 및 매뉴얼, 등록증을 철저히 준비해야 준비 기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해외 법인 설립보다 베트남 현지 기업을 활용해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현지 시장 진출에 용이할 수 있다.

베트남의 식·음료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조사가 필수적이다. 롯데리아는 베트남인이 사랑하는 메뉴인 치킨 라이스 (Com Ga)를 메뉴에 접목시키며 베트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베트남에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지난 2018년 11월 진출한 즉석 떡볶이 뷔페 전문점 Dooki(두끼)는 진출 2년만에 베트남 전역에 30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하며 전례없는 인기를 얻고 있다. 두끼의 김완엽 대표는 KOTRA 하노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1년 이상 현지 시장 조사를 하며 뷔페식 핫팟 및 샤브샤브 음식점이 베트남 현지인에게 큰 인기를 얻는 것을 보고 떡볶이 뷔페의 성공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과거 베트남에 수 많은 한국의 식·음료 기업이 진출해 왔다. 그러나 2010년 초에 진출 한 기업들 중 현존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베트남 진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인의 메뉴 선호도를 분석하고 베트남 외식문화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자료: Decree No.8/2018/ND-CP, Decision 106/2008/QD-BTC, Circular 09/2006/TT-BTM, Decree 35/ND-CP, Law 26/2005/QH11, aT Center 보고서, Euromonitor, VIRAC, KOTRA 하노이·호치민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