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백신 개발 앞의 '조바심'과 '조심스러움'

공유
0

[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백신 개발 앞의 '조바심'과 '조심스러움'

백신만 손에 쥐려는 트럼프와 스트롱맨들 vs 제약사들은 "안전성 확보가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백신 개발을 놓고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조바심’과 제약사의 ‘조심스러움’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은 실제 백신과는 상관없는 가상 이미지.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백신 개발을 놓고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조바심’과 제약사의 ‘조심스러움’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은 실제 백신과는 상관없는 가상 이미지.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국민의 건강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각국의 스트롱맨들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 정작 민간 부문의 제약사들은 안전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면 조심스러운 행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백신 개발을 놓고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조바심’과 제약사의 ‘조심스러움’이 충돌하고 있다.
조바심을 내는 인물을 상징하는 지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이런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특히 “11월 1일 이전에, 10월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전 백신 개발을 원하는 자신의 희망을 드러낸 것이다. 대선 전 백신 개발이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셈이다.

CNN방송도 이를 냉철하게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전 백신 개발 강행’은 대선에서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부각되는 것을 막고, 자신에게 쏠린 비판을 희석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백신 개발 조급증은 미국의 적성국인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의 행보에서도 포착된다.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처음 개발한 나라라는 이름표 획득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스파이와 정찰, 상호 협력 등의 광범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를 포함해 미국 대학들을 상대로 정찰 행위를 했다.
이들 대학이 백신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유하기 때문이다.

정작 제약사들은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부작용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백신 후보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등 서구의 제약사 9곳은 “안전성 입증 이후에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공동합의했다.

정치적 목적을 우선시하는 일부 지도자들의 압박에 공동대응하면서 만일의 부작용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날 서약엔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테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머크, 모더나, 노바백스, 화이자, 사노피 등 9개사가 참여했다.

양측의 충돌에 언론의 평가는 냉정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제약사들이 정치권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 행보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CNN은 백악관의 백신 개발 속도전에 오히려 미국인들이 불안해하는 경향도 있다고 진단했다. 여론도 제약사의 안전 우선에 힘을 실어줬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다른 사람의 백신 투약 효과를 지켜본 뒤에 백신을 투약하겠다’고 밝혔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