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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문 대통령의 아쉬운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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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문 대통령의 아쉬운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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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적 있었다.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때였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수여식에 참석한 김 부총리 아내에게 꽃다발을 건넸다고 했다.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도 김 부총리의 아내가 가운데 서고, 문 대통령과 김 부총리는 그 좌우에 서고 있었다.
그리고 김 부총리 내외가 촬영할 때는 옆으로 비켜서서 박수를 쳤다고 했다. 과거 엄숙했던 청와대의 수여식 분위기를 물리친 ‘파격(破格)’이라는 보도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받아쓰기는 필요 없다”고 하기도 했다.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 결론 없는 이른바 ‘3무(三無) 회의’를 강조하고 있었다. “대통령에게 이견을 제시하는 게 의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서관들과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점심을 함께하기도 했다. ‘겸상’을 한 것이다. 재킷을 입지 않은 채 커피 한 잔씩 들고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고도 했다.

청와대 직원들과 직원식당을 찾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혼밥’과는 대조적이었다.

취임 첫날 일정이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되기도 했다. 식비와 생활용품 구입비용을 대통령 봉급에서 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안경테를 ‘국산’으로 바꾸고 있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매스컴을 탈 수밖에 없다. 그런 문 대통령을 외국 언론도 ‘주목’했다는 보도였다. 박 전 대통령과 ‘정반대’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파격’이 지금 또 ‘주목’받고 있다.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지난 11일 충북 청주의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통령이 장·차관에 대한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수여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전 정부에서도 정부서울청사 등에서 간혹 수여식이 진행된 적은 있으나 대통령이 일선 현장을 직접 찾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차관급에게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했다. 장관급에게는 대통령이 임명장을 줬지만 차관급의 경우 국무총리가 대신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3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5월 유연상 경호처장에게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주기는 했으나 그런 사례는 극히 적었다고 했다.

이번 임명장 수여식에 신임 기관장의 가족이 참석하는 것과 달리, 정 신임 청장은 동료 직원과 함께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임명장 수여식 후 꽃다발과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하패도 건네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게 있었다. 문 대통령이 김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것은 지난 2017년이었다. 그랬으니 국민은 3년 만에 ‘대통령의 파격’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이 3년 전의 ‘초심(初心)’을 계속했더라면 싶어지고 있다. 3년 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80%에 달하고 있었다. 이번 ‘파격’은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