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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의 고래' 소프트뱅크, 뉴욕 기술주 하락에 시가총액 17조 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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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의 고래' 소프트뱅크, 뉴욕 기술주 하락에 시가총액 17조 원 증발

사진=소프트뱅크그룹 홈페이지
사진=소프트뱅크그룹 홈페이지
승승장구 하던 뉴욕증시가 9월 들어 급격한 조정을 받는 배경에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그룹이 나스닥 기술주에 대한 과도한 콜옵션 매입에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소프트 뱅크(Softbank)’의 가치 하락세는 나스닥에 수십억달러의 콜 옵션 매입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 뱅크가 테슬라, 아마존, 마이크로 소프트, 넷플릭스 등과 같은 주요 기술주에 대한 콜옵션을 매입한 것으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프트 뱅크는 보도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기술주가 하락면서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도 급락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그룹 주가는 지난달 말 6598엔에서 11일 5860엔으로 이달 들어서만 11% 급락했고, 이 기간동안 소프트뱅크 그룹의 시가총액은 17조원이 증발했다.

한편, 뉴욕증시도 기술주에 대한 거품론이 일면서 9월 들어 일제히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하락폭이 더 심화됐다.

지난 11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월 31일에 비해 921.91포인트(7.83%) 하락한 1만853.55에 마감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우지수가 764.41포인트(2.69%) 하락하며 2만7665.64에 거래를 마감한 것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59.34포인트(4.55%) 하락하며 3340.97으로 거래를 마감한 것과 비교된다.

소프트뱅크 그룹이 파생상품인 콜옵션을 통해 기술주에 과도한 베팅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들썩 거리고 있다.

지난달 말 26.41이었던 VIX는 9월 4일에는 장중 기준 최고 38.28로 40% 이상 가파르게 치솓았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어떻게 나스닥의 고래가 되었을까?

소프트 뱅크의 미국 대형 기술주 투자 소식은 투자자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왔고, 헤지 펀드의 전략과 유사한 전략의 변화를 나타냈다.

소프트 뱅크는 우버 등과 같은 엄청난 손실을 내는 신생 기업에 수백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는 비상장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대형 기술주의 주식과 콜옵션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상품인 콜옵션은 특정시점에 특정 행사가격으로 해당 주식을 살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콜옵션에도 매수전략과 매도전략이 있는데, 이중 매수 전략의 경우 만기시점에 주가가 행사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다. 주가가 하락해 행사가격을 밑돌경우 옵션 프리미엄 만큼 손실을 보는 상품이다. 이와 반대인 풋옵션이 있는데 이 상품은 특정시점에 특정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팔 수 잇는 권리다.

통상 한가지 전략만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콜옵션 매수와 매도, 풋옵션 매수와 매도, 주식의 매도와 공매도 등의 다양한 전략을 합성해서 활용한다.

소프트뱅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테슬라 등의 주식을 약 40억 달러 규모로 매입했을 뿐만 아니라, 40억 달러 규모의 콜옵션을 매입한 후 높은 행사가격의 콜옵션을 매도해서 커버드콜 포지션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이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파생상품의 레버리지 효과로 40억 달러 규모의 콜옵션 매수 포지션을 현물로 환산하면 500억 달러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소프트뱅크가 콜옵션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애플과 테슬라가 주식을 분할하면서 옵션 거래가 더 용이해졌다.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파생상품 거래도 급증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파생상품을 매도한 금융회사들은 이 포지션의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파생상품과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는 더 상승하는 모양새가 지속됐다.

전형적으로 꼬리에 해당하는 파생상품시장이 몸통에 해당하는 주식시장을 흔드는 장세가 펼쳐지며 기술주의 상승을 이끌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해 소프트뱅크 내부에서도 의견은 갈리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의 의견을 인용한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