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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24] 코로나19 백신 없이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일본과 IOC의 ‘위험한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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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24] 코로나19 백신 없이도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일본과 IOC의 ‘위험한 발상’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어떤 경우라도 강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존 코츠 IOC 부위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을 어떤 경우라도 강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존 코츠 IOC 부위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으로 2020년 7월 22일 개최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취소됐다. 결국, 2021년으로 연기 방침이 밝혀졌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신종 코로나의 혼란 속에 상당수가 개최 연기에도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프랑스 AFP통신이 “연기된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과 관계없이 내년에 실시될 것이며 신형 코로나를 극복한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한 존 코츠 IOC 부위원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전화로 인터뷰에 응한 그는 “올림픽이 연기된 것은 세계대전 때 말고는 없다. 도쿄 올림픽은 연기된 일정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백신이 있든 없든 2021년 7월 23일부터 대회는 치러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를 두고 일본의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부 장관도 “어떻게 해서든 개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개최를 강조했다. 코츠 부위원장의 발언에 앞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회 회장이 만나 내년 개최를 못박고 있다.

코츠는 원래 2021년 올림픽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10월까지 개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코츠의 발언은 IOC의 목소리라고 본다. 바흐 IOC 위원장은 코츠가 10월에 결정하겠다고 시사한 데 대해 부인했지만 IOC가 곤란한 이야기를 부위원장이 공공연히 했을 리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게다가 코츠는 7월에 부회장으로 복귀한 직후(2013~2017년도 부회장)여서 IOC로서는 이런 중대한 문제를 함부로 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덧붙여 코츠의 발언을 바흐가 부인한 것은 과거에도 몇 번이나 있다. 이번에 내년 개최를 언급한 이후에도 바흐가 곧바로 안전한 환경에서 내년 여름 대회를 개최한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같은 코츠의 발언을 일본과 마찬가지로 주목하며 크게 보도한 나라가 있다. 바로 코츠 출신국인 호주다. 코츠는 호주 올림픽위원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호주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코츠는 2032년 하계 올림픽을 호주 브리즈번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츠는 “IOC는 이미 (브리즈번과 그 주변을 포함한) 퀸즐랜드주 동남지역 시장회의로부터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연구보고를 받았다. 이는 개최의 가치와 과제 등을 요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미 IOC에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 압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밝혔다. 참고로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는 호주 이외에도 독일과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그리고 북한과 한국의 합동개최 방안도 부상하고 있지만, 코츠는 상당히 앞서 있는 것 같다.

코츠는 최근 “올림픽 개최는 호주의 경제회복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발언하며 어떻게든 실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인물이 IOC의 뜻을 무시하고 도쿄 올림픽을 백신이 있든 없든 개최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앞의 관계자에 의하면 코츠의 이번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백신이 있던, 없던 올림픽을 강행하려는 IOC와 일본의 일방통행식 무책임한 입장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