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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테슬라 배터리데이' ...전고체 전지 vs. 나노와이어 전지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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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테슬라 배터리데이' ...전고체 전지 vs. 나노와이어 전지 2파전

테슬라 '신기술 배터리' 공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9월 호주 멜버른 인근 소도시 호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9월 호주 멜버른 인근 소도시 호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예고한 22일(현지시간) '배터리데이(신(新)기술 배터리 발표일)'을 일 주일여 앞두고 전 세계 배터리 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완성차 업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배터리를 소개하는 국제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테슬라가 이날 전기차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프로젝트 '로드러너(Road Runner)'를 설명하면서 어떤 종류의 배터리를 선보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이날 행사에 '차세대 배터리'가 '전고체 배터리'와 '나노와이어 배터리' 2종류를 선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테슬라,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발표로 '리튬이온 시대' 막 내리나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를 연다.

이에 따라 이날 행사에서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주인공 '리튬이온배터리'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나노와이어 배터리' '100만 마일 배터리' 등 신기술 배터리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야심작이 무엇인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다.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액체 전해질을 고체 물질로 바꾸는 차세대 기술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주류 배터리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용량이 2배가량 늘어나고 무엇보다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폭발 위험이 없어 리튬이온 배터리 '대항마'로 손꼽히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인 연구개발(R&D)업체 맥스웰을 인수하자 일각에서는 이번 배터리 데이를 기점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가 저물고 '전고체 배터리'로 대표되는 차세대 배터리 시대가 막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질세라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社) 역시 최근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관련해 국내 1위 완성차 업체 현대기아차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지난 10일 '리튬황 배터리' 테스트에 성공하는 등 리튬이온 배터리 대항마인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에는 금속산화물 대신 황탄소복합체를, 음극에는 흑연 대신 리튬메탈 등 가벼운 재료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무게 기준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1.5배 이상 높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차세대 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를 연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차세대 배터리 전략과 계획을 발표하는 '배터리 데이'를 연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나노와이어 배터리, 리튬이온 한계 보완해 큰 관심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대세인 '리튬이온전지' 왕조를 완전히 갈아 치울 수 있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이 일어나기보다는 리튬이온전지 한계점을 보완한 수준의 신기술 배터리가 발표될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예고한 배터리 신기술은 현재 '리튬이온전지' 체제에서 주행거리 한계를 보완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밀도' 부분에서 한계에 다다른 리튬이온 배터리를 보완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나노와이어 기술 적용' 배터리다.

나노와이어는 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을 단면 지름이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인 극미세선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나노와이어 배터리는 양극 또는 음극 재료를 나노와이어 형태로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노와이어 기술을 양극 소재나 음극 소재에 적용하면 표면적을 늘려 에너지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특히 실리콘 음극재에 나노와이어 기술을 적용하면 충·방전 반복에도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야심작이 '나노와이어 배터리'가 되면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무대를 주도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나노와이어 기술 적용만으로도 에너지 밀도가 기존 대비 2배가량 증가한다"면서 "이 기술이 적용되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더 멀어져 리튬이온 배터리 대세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테슬라가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과 함께 개발하는 '100만 마일(약 160만km) 배터리'도 이번 배터리 데이 행사에 등장할 지 관심을 모은다. 100만 마일 배터리는 수명이 기존 배터리보다 5배나 긴 '괴물 배터리'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이번 행사에 어떤 배터리를 공개하든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크기 않을 것으로 점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는 연구개발 단계의 시제품을 언제 대량 생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현재로서는 배터리데이에 시제품을 소개하는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커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