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10월까지 인수 후보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때 재계 서열 38위 SM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SM그룹 측은 부인했다.
이와 함께 애경그룹 계열 LCC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115억 원과 대여금 100억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양측 간 계약이 '노딜(거래 무산)'로 끝나자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이행보증금과 대여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내부적으로도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일 이스타항공 회사 측이 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후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 형국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이하 '조종사노조')는 "노조가 무급 순환휴직을 제안했는데도 회사 측이 이를 검토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타항공은 "체당금 때문에 노조가 먼저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체당금은 회사가 부도나 임금 등을 받지 못한 노동자에게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밀린 돈을 주는 제도다. 이스타항공이 갚아야 할 부채 2000억 원 중 600억 원이 '임금채권', 즉 밀린 임금과 퇴직금이다.
조종사노조는 15일에도 서울 종로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철회와 실소유주인 같은 당 이상직 의원의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조종사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이 의원이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최근에는 노·노(勞·勞) 간 갈등까지 불거졌다. 정부·여당과 회사 측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조종사노조 행보에 반감을 가진 일부 직원들이 회사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의견을 쏟아낸 것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에는 항공기 기장과 부기장 등 220여 명이 속한 조종사노조 외에 나머지 직원들이 직할·영업운송·정비·객실·운항 등 5개 부문에서 각각 1명씩 대표를 선출해 구성한 근로자 대표단이 활동 중이다. 근로자 대표단은 조종사노조를 비판하며 투쟁보다는 대화를 강조한다.
갈등이 고조되자 여권 내부 기류도 달라졌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이상직 의원을 만나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고 했지만 아무 진전이 없는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14일 이 의원을 향해 "국민과 회사 직원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원을 새로 출범시킨 당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도록 했다. 공은 이 의원 코트에 떨어진 셈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