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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이끄는 호주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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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이끄는 호주 스타트업

- 호주 VC 투자액, 경기 침체에도 디지털뱅킹, 핀테크 중심으로 38% 증가 -
- 디지털 전환 가속화 속에 배송, 이커머스, 리걸테크, 운송,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분야 성장 -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호주의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증가세를 보이며 스타트업을 더욱 강하게 키워주고 있다. 지난 7월 KPMG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글로벌 시장의 VC 펀딩은 629억 달러로 전년 동기 698억 달러 대비 10% 감소했다. 반면 호주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4월부터 6월까지 VC 투자액이 4억3980만 달러를 기록한다. 이는 작년 2분기 총 펀딩 금액인 3억1750만 달러 대비 38.5%가 증가한 액수이다.

호주 VC 투자건수는 2019년과 비교해 크게 하락했지만 총투자액이 증가한 만큼 건당 평균 유치액이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호주 VC 시장에서는 스타트업이 경기 침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금을 재투자하는 추세이며, 기업의 사이즈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 VC 투자액 및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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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PMG

스타트업의 성장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

호주의 강력한 지역 봉쇄는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과 솔루션이 중요해졌다.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National Austria Bank(NAB)의 금융전문가 D 매니저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호주의 VC 생태계를 견고하게 만든 스타트업 분야로 디지털 뱅킹과 핀테크를 꼽으며, B2B 결제와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은행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고 기업의 결제 방식이 디지털 뱅킹으로 이동하면서 2020년 상반기 가장 많은 투자액을 유치한 10대 스타트업 기업 중 Judo Bank, Xinja Bank, Volt Bank, 86 400까지 4개사가 디지털 뱅킹에 해당한다. 2019년에 론칭한 86 400을 제외하고 대부분 2016, 2017년에 설립됐으며 시리즈 C, D 투자단계이다. 디지털 홈론 핀테크 기업 Verteva도 8위에 올라있다.

금융분야와 함께 유망한 분야는 업무관리 소프트웨어로 Canva, GO1, SafetyCulture, Outfit 4개사가 각각 최소 2000만 달러부터 최대 6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그래픽 디자인 툴을 제공하는 호주 최대 유니콘 기업 Canva는 지난 6월 투자자 라운드에서 6000만 달러를 추가 유치했으며, 기업의 총가치는 60억 달러로 평가된다. Canva는 기업 로고부터 인스타그램 포스트까지 디자인할 수 있는 무료 양식을 제공하며, 인기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달 190개국의 3000만 명의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30억 개의 디자인이 Canva를 통해 만들어졌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해야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30% 상승했다.

상위 10대 벤처캐피털 유치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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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runchbase

DT(Digital Transformation) 시대, 주목받는 호주 스타트업

비대면 배송서비스(Delivery Service): Sherpa


Sherpa는 우버와 우체국 배송 서비스를 접목한 크라우드 소싱 기반의 주문형(on-demand) 택배 배송 서비스이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을 포함한 호주의 주요 도시에 1~2시간, 당일배송 등을 제공한다. 모든 종류의 택배를 취급하고 앱을 통해 택배 픽업 및 배송 신청을 할 수 있으며 대부분 픽업 후 1시간 이내 도착한다. 현지 대형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코로나 확산 초기에 급격히 높아진 주문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일시 중지하기도 했다. Woolworths는 Sherpa와 계약을 체결해 5000명의 추가 배달 인력으로 인터넷 판매 역량을 두 배로 증가시켰다.

뉴노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배달 방법을 빠르게 전환했으며, 배달 인증 시 사인 대신 사진으로 대체했다. 호주 택배 픽업 및 배달 서비스 산업이 온라인 쇼핑 수요 상승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Sherpa와 같은 호주 배송서비스 스타트업 Drive Yello의 경우 글로벌 음료기업 Lion사로부터 700만 호주달러 투자를 유치해 향후 싱가포르와 뉴질랜드로 진출할 계획이다.

배송서비스 신청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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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herpa

방역 이커머스(e-commerce): TecMask


2015년 설립된 Tecmask는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하는 이커머스 스타트업으로 마스크를 건강 필수품인 동시에 럭셔리 패션 액세서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꽃무늬 디자인의 마스크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마스크에는 PM2.5 필터가 포함돼 있다. 99% 미립자여과효율(PFE)과 세균여과효율(BFE) 인증을 받았으며 마스크, 손소독제, 향균 티슈, 일회용 장갑 등을 묶어서 파는 방역 패키지(Immunity Defence Packs)를 판매 중이다. 또한 재사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Tecmask의 매출은 8000%가 증가했으며, 재고관리를 위해 한 매장당 하루 200개로 판매 제한을 두기도 했다. 향후 바이러스의 불확실성, 전염병과 위생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이커머스 상에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역 패키지 및 고객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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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ecMask

온라인 리걸테크(Legaltech): Immediation


2017년에 설립된 Immediation은 세계 최초 온라인 기반의 분쟁 해결 플랫폼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조정 및 중재 등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 후 판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30일 이내로 호주 법정 소송의 기간이 평균 18개월인 것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할 수 있으며 분쟁 규모에 따라 비용을 고정시켜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장점이다. 빅토리아주와 서호주주의 전 대법관을 포함한 90명의 법률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조정은 멀티룸 화상상담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대면 서비스가 제한되면서 지난 5월부터 호주 연방법원, 가정법원, 지방법원에서는 Immediation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빅토리아 민사 및 행정 재판소인 VCAT(Victorian Civil and Administrative Tribunal)와 협약을 맺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지원할 예정이다. VCAT는 연간 8만3000건 이상의 판결을 내리고 있으며, 향후 3개월간 1000건 정도가 Immediation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타격으로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증가하고 상업용 임대 및 직원 권리 분쟁이 늘어 리걸테크 플랫폼의 수요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걸테크 플랫폼 및 기업 클라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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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mmediation

앱기반 항공서비스(Aviation): Airly


Airly는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 제트기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멤버십 신청을 한 후 원하는 노선으로 예약을 하거나 새로운 노선을 개설할 수도 있다. 멤버십 비용은 무료이며 멜버른에서 시드니, 시드니에서 골드코스트 운항 가격은 편도에 약 1295호주 달러로 주요 고객층은 기업 대표들이다. 비행기 이륙 20분 전에 체크인, 탑승권 소지, 보안 검색 절차 필요 없이 미니 터미널에 도착해 바로 탑승하거나 개인 라운지에서 대기할 수 있어 일반 항공편을 이용할 때보다 1시간가량 절약할 수 있다.

국경 폐쇄로 호주 국영항공사 Qantas가 3월에 국내선 운항의 약 60%를 중단하고 Virgin Air는 파산절차를 밟는 등 대형항공사의 운항 빈도가 크게 줄어 개인제트기의 수요가 상승했다. 특히 팬데믹 선언 후 앱 사용량이 80% 증가했으며 이용자 수는 2배 증가했다. 호주 국내 여행이 활발해지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비즈니스 여행객과 더불어 일반 가족단위의 여행객도 제트기 이용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제트기 예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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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irly

신약 바이오테크(Biotech): Vaxine


호주의 글로벌 바이오테크 기업 CSL을 포함한 전 세계 160개 이상의 코로나 백신 개발 선두주자들이 활동하는 가운데 아들레이드에 소재한 Vaxine도 차기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Vaxine은 애들레이드에 소재한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으로 유행성 인플루엔자, B형 간염, 일본 뇌염 등의 백신을 개발했으며 2009년 돼지독감 백신을 세계 최초 개발한 기업이기도 하다.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시작했으며, 호주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의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지난 5월에는 한국 바이오 제약기업 메디톡스와 공동개발 중인 백신 COVAX-19의 임상시험, 상업 생산 분야에 협약을 맺었다. 호주 정부는 백신 개발과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한 6600만 호주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으며, Vaxine사의 COVAX-19 백신 개발에 100만 호주 달러를 투자하는 등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임상시험 중인 코로나19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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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시사점


호주 기업과 정부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생산성 및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발달시키고자 투자를 증대하는 추세이다. 언택트 시대에 새로운 기술(emerging technologies)을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이러한 테크놀로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 기업, 이해관계자들이 신뢰를 구축하고 비즈니스의 탄력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침체된 호주 경제를 일으킬 열쇠로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꼽힌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호주와 글로벌 시장에 발맞춰 현재 가장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배송부터 법률 서비스까지 현지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고객과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솔루션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IBIS World, Dynamic Business, KPMG, Financial Review,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