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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하원 "보잉, 737맥스 개발단계서부터 '실속 방지장치' 문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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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美 하원 "보잉, 737맥스 개발단계서부터 '실속 방지장치' 문제 알았다"

18개월 조사 결과 발표 "737맥스 추락사고, 보잉과 연방항공청 합작품"

보잉 737 맥스 기종에 처음 탑재된 MCAS의 작동 원리. 받음각 센서의 신호에 따라 비행기 각도를 조정한다. 사진=USA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737 맥스 기종에 처음 탑재된 MCAS의 작동 원리. 받음각 센서의 신호에 따라 비행기 각도를 조정한다. 사진=USA투데이


무려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737 맥스 여객기의 2018년과 2019년에 걸친 잇단 추락사고는 보잉사가 737 맥스 기종의 실속 방지 시스템에 하자가 있는 것을 알았으면도 비용이 늘어나고 경쟁에서 뒤지는게 두려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넘어간 것에 더해 미 연방항공청도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채 문제의 장비를 승인해주고 향후 관리감독도 소홀히 한 공동의 책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이하 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추락사고에 관한 조사보고서에서 지난 18개월간 벌인 조사 이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이번 미 하원 보고서에서 보잉 737 맥스 여객이 추락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새롭게 확인된 사실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라는 비행제어법칙소프트웨어의 ‘실속 방지’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알았으면서도 개발비용이 늘어나고 납기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문제를 우려해 해결하지 않고 넘어갔을뿐 아니라 조종사에 대한 시뮬레이션 비행을 통해서라도 조종사들이 새 시스템에 익숙하도록 하는 기회도 경영진의 판단으로 제대로 부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MCAS는 737 기종에서는 맥스 기종에 처음으로 적용된 시스템으로 737 맥스의 엔진이 이전 737 기종보다 무겁기 때문에 조종사들이 동일한 느낌으로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개발된 시스템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지난 2012년 737 맥스 개발팀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시험비행에서 MCAS의 실속 방지 시스템에 결정적인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발견됐음에도 결국 해결되지 않은 채 737 맥스가 개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시뮬레이션 비행에 참가한 737 맥스 개발팀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비행을 하는데 MCAS가 마음대로 작동을 하는 바람에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10초 동안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MCAS는 비행기가 추락하는지 감지하기 위해 737 맥스 여객기 조종석의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달려 있는 ‘받음각(AOA·항공기 날개와 기류가 이루는 각도) 센서’에서 신호를 받아 작동하도록 설계된 장치. 받음각 센서에서 받은 신호에 따라 비행기 속도가 급격히 줄어 추락할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비행기 각도를 밑으로 낮추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2012년의 시뮬레이션 비행에서 MCAS는 한쪽 센서에서만 신호를 받고 작동했고 이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면서 “이 문제가 737 맥스의 추락사고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속 방지 시스템과 관련한 하자가 개발 단계에서부터 확인이 됐음에도 보잉측은 항공기 제작과 관련한 승인업무를 하는 미 연방항공청(FAA)에 문제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FAA 측도 철저한 승인과 감독을 하지 않아 대형 참사를 미리 막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