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까페비즈 등 베트남 현지매체에 따르면 최근 개최된 '토지 사용료 납입 적체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호찌민 시 부동산협회(HoREA) 레 홍 차우(Le Hoang Chau) 회장은 "핑크북 발급 허가후 이를 수령하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구매자와 기업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조사한 결과, 올해초부터 8월말까지 토지사용료 미납금은 작년 동기간 대비 52% 감소한 4조4530억 동이라고 발표했다. 미납금이 많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큰 규모다. 이는 기업이 핑크북 발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료 납부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HoREA의 통계에 의하면, 8월말 현재 전국에서 11개 기업 44개 프로젝트의 아파트 2만2000세대가 핑크북을 발급받지 못했다. 건설을 추진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핑크북을 받지 못해 토지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
실제로 노바랜드(Novaland) 그룹의 부이 쑤언 허이(Bui Xuan Huy) 대표는 "2017~2018년부터 추진한 일부 프로젝트의 토지사용료 50%를 선 납부하는 방안을 호찌민시 인민위원회에서 승인했지만 현재까지 핑크북 발급 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랜드 그룹은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 토지 임대료를 100% 납부한 다음 핑크북 발급 신청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했지만, 소관 부처인 자원환경부는 아직 이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
흥 띠엔(Hung Thinh) 그룹의 쩐 쿠옹 중(Tran Quoc Dung) 부회장은 "자원환경부가 당사가 추진한 13개 프로젝트의 아파트 8791세대의 핑크북을 발급하지 않은 상태"라며 "필요하다면 당장이라도 토지사용료를 추가로 납부할 수 있지만 책임지고 핑크북을 발급해줄 기관이 없어 기업이 궁지에 물리게 된다”며 자사의 사례를 발표했다.
자원환경부는 5년 후인 2020년 9월 현재까지 해당 아파트 단지에 대한 토지 사용료를 책정하지 않았고, 흥 띤엔 그룹은 최고 단가로 일괄 산정한 사용료를 일시에 납부해야 했다.
이 그룹이 호찌민시 12군에 건설한 551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 8X Plus의 핑크북 발급 신청 절차를 진행하면서는, 자원환경부가 핑크북 5개를 분실했다. 흥 띠엔 그룹은 자원환경부에 재발급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언론에 이 사실을 폭로했다. 자원환경부는 이 사건에 대해 아직도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흥 띠엔 그룹의 부회장은 "특히 호찌민시에서는 토지사용료 책정 및 핑크북 발급 절차를 완료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3~7년이 걸리는데, 7년이 지나도 핑크북을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 자리에서, 자원환경부 쩐 반 탁(Tran Van Thach) 차관은 토지사용료 책정 및 핑크북 발급 절차 처리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쩐 반 탁 차관은 "지난 5년간 베트남 전역에서 핑크북 발급을 신청한 건수의 3~5%를 처리했다"며 "현재 해결하지 못한 기업의 핑크북 발급 신청 서류는 100여건 정도다. 자원환경부는 이중 38개 프로젝트의 토지 사용료 책정을 완료했고, 49개 프로젝트는 호찌민 시 인민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쩐 반 탁 차관은 이어서 "토지사용료를 책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법적 절차를 해결하다 보면 시간이 길어진다"며 "여러 법률 및 규정이 변경돼 이를 확인하고 처리하다 보면 토지사용료 책정과 핑크북 발급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