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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6년여만에 야스쿠니신사 참배…극우 본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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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6년여만에 야스쿠니신사 참배…극우 본색화

19일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9일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사진=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만인 19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전격 참배한 의도가 주목된다.

보수·우익 세력을 결집해 개헌 등 미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른바 상왕(上王) 정치를 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19일 NHK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달 16일에 내각 총리 대신을 퇴임한 일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6일 지병 악화 등으로 사임했다. 후임으로는 그의 내각에서 관방장관을 역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들어섰다.

총리 자리에서 내려왔으니 주변국을 의식하지 않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듯하다.

특히 그가 현임인 스가 내각을 외교 부분에서 관여할 의향을 나타낸 바 있어 이번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눈길이 쏠린다. 그가 협력한다면 결국 스가 내각에서도 '우익' 성향 노선이 계
속될 전망이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18일자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스가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라며 "요청이 온다면 여러 도움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외교특사 등 형태로 협력할 의향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그간 극우세력은 물론이고 전몰자 유족 등 보수·우파 진영에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며 아베가 뒤늦게 이에 다시 화답한 양상이다.
A급 전범 용의자였으나 기소를 면한 후 총리를 지낸 기시 노부스케의 외손자인 아베는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의 극치"라고 말할 정도로 야스쿠니신사에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2013년 12월에는 측근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참배를 강행했으며 파장이 커지자 이후에는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며 보수·우익 세력을 달랬다.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업'인 개헌을 숙제로 남겨두고 퇴임한 점은 정치적 노림수로 주목된다.


장원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tru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