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는 1999~2017년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에서 취합한 세계 170여개국의 의심거래보고서(SAR) 2100여건을 입수해 이날 보도했다. 파나마페이퍼스 등을 폭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88개국 110개 언론기관도 함께 자료를 분석했다.
지난 2003~2017년 만들어진 모두 33건의 보고서에 44개 은행 620건의 거래가 보고됐고 거래 금액은 1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제재 대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과 북한 관련 자금세탁은 물론, 도쿄올림픽 유치를 위해 '검은 돈'이 살포된 정황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매너포트는 러시아 정부 및 정보기관, 우크라이나 친러 정부와의 유착설이 끊이지 않는 인물이다.
거래 건수와 액수로는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가 압도적이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전체 2100건의 의심거래 중 도이체방크 연루 사례가 62%를 차지했다. 금액으로도 전체 2조달러중 1조3000억달러가 도이체방크와 관련됐고 많은 사례가 이란 및 러시아 제재를 우회하는 거래와 연관돼 있었다.
일부 은행들은 많은 거래가 오래 전에 발생했으며 그 이후로 강력한 감시를 시행했다고 말했지만 보고서는 자금세탁 및 기타 범죄 활동에 대한 글로벌 감독의 핵심인 모니터링 시스템에 더 광범위한 문제를 드러냈다.
일부 금융산업그룹과 활동가들로부터 개혁을 요청했으며 투자자들은 글로벌 은행의 잠재적 인 손실에 대해 우려했다.
한편 불법자금 거래에 연루된 은행들은 미국 당국의 대규모 벌금 부과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사안인 만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8.5% 급락했고 JP모건체이스는 3.3% 하락했다.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가 불법 자금거래 의혹에 주가 폭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한 HSBC의 주가는 지난 1995년 수준으로 퇴보했다. HSBC의 주가는 전날보다 5.33% 하락한 29.30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