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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부는 PB 열풍…수익성 강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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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에 부는 PB 열풍…수익성 강화 통할까

오픈마켓 지향 업체에서는 운영하지 않는 경우 많아

쿠팡의 PB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쿠팡온리' 페이지.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쿠팡의 PB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쿠팡온리' 페이지. 사진=쿠팡
이커머스에서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의 성공 이후 이커머스에서도 그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에서의 PB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마켓컬리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고, PB 사업부문 독립 자회사를 세웠다.

◇PB 상품 늘리는 쿠팡·마켓컬리


쿠팡은 2017년 ‘탐사’를 시작으로 9개 카테고리 12개의 자체 브랜드를 선보여왔다. 탐사는 저렴한 가격뿐만이 아니라 품질을 포함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했다. 쿠팡을 이용한 고객이 남긴 상품평과 구매 패턴 등을 분석했다. PB 생수인 ‘탐사수’는 어린이도 쉽게 휴대하며 마실 수 있는 330㎖ 용량이나 1인 가구를 위한 1ℓ 용량 등 시중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다양한 용량을 출시했다.

쿠팡은 PB 상품을 전담하는 자회사도 있다. CPLB는 수백 개의 중소기업과 손잡고 탐사, 곰곰, 코멧 등의 쿠팡의 PB 상품을 제조하는 데 주력한다. 현재 200개 이상의 국내 중소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판매품목 수는 1800개가 넘으며 앞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마켓컬리는 자체 브랜드 ‘컬리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추가상품 확대에 나섰다. 컬리스는 생산자와 고객, 모두를 위한 생각으로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유통을 모색하겠다는 컬리의 가치를 담은 마켓컬리의 PB 브랜드다. 지난 2월 동물복지 우유를 시작으로 5월에는 R15 통밀빵, 8월 돈육햄, 9월 아삭한 열무김치 등 매일 식탁에서 만날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상품인 동물복지우유는 출시 210여 일이 지난 현재, 40만 개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판매 2개월 차인 4월부터는 우유 카테고리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고 전체 상품 판매순위 3위 안에 들면서 ‘보라색 우유’라 불리며 마켓컬리의 대표 상품으로 등극했다.

◇오픈마켓 플랫폼에선 효율성 낮아


11번가의 공동기획 브랜드 '올스탠다드'의 건전지. 사진=11번가이미지 확대보기
11번가의 공동기획 브랜드 '올스탠다드'의 건전지. 사진=11번가

반면, 쿠팡과 함께 ‘원조 이커머스’로 불리는 위메프는 현재 자체 브랜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 앞서 뷰티 브랜드, 침구 브랜드 등 PB 상품을 선보였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공식적으로 PB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올해 초 PB 관련 직군을 모집하면서 다시 PB 시장에 도전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

위메프 관계자는 “최근 PB 사업부에서 여러 방향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사업 방향성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11번가 역시 PB가 없다. 대신 제조사와 함께 기획해 내놓는 공동 브랜드 ‘올스탠다드’가 있다. 11번가는 PB가 오픈마켓의 수익모델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공동기획 브랜드로 방향을 틀었다. 이커머스 판매 경험이 부족한 중소 제조사들과 협업해 상품기획부터 협업해 중간 유통 비용이나 수수료를 낮춰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상품은 보통 직매입으로 이루어져 자체 물류센터가 있는 업체에서 운영할 때 수익성이 극대화된다”면서 “물류센터가 없으면 보관을 위해 추가적으로 운용비가 들기 때문에 오픈마켓으로 수익성을 높이고자 하는 이커머스에서는 PB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