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시중은행의 한 고객에 따르면 모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에 안내문이 붙었다. “한국은행에서 오권을 지급해주지 않아 오만원권이 없다.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한국은행의 발권 지연으로 시중은행에 현금 부족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오만 원권의 환수율이 떨어져 현금 부족 사태가 일시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올해는 평년보다 오만원권 발행을 더 늘렸으며 현재는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추석 명절이 가까워지면 현금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지만 지난주부터 이에 대한 수급에도 문제가 없도록 오만원을 발행하고 있다”며 “다만 은행의 일부 지점에 따라 현금 수급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8월 5만 원권 발행액은 총 16조5827억 원으로 시중 유통 후 한은 금고로 돌아온 환수액은 4조9144억 원, 환수율은 29.6%에 머물렀다. 환수되지 않은 5만 원권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거래나 예비 목적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이른바 ‘화폐발행 잔액’이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어딘가에 현금 그대로 보관돼 있다는 의미다. 이 추세라면 5만 원권은 2014년(25.8%)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연간 환수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1만 원과 5000원 권의 환수율은 각각 67.7%, 99.7%로 집계됐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