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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카드납부 추진…보험사 "소비자 부담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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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카드납부 추진…보험사 "소비자 부담 커질 수도"

보험료 카드납부를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보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험료 카드납부를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보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험료 카드납부를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보험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의 편의성 향상을 위한 취지지만 보험사들은 수수료로 인해 보험료가 올라 오히려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사가 소비자로부터 보험료를 납부받을 때 현금 또는 신용·직불·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특히 개정안에는 벌칙조항에 납부를 거부할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 의원은 “보험사들의 신용카드 납부 제한은 소비자의 권익을 제한하고 신용카드 이용자를 차별하는 행위라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보험료를 납부를 받을 때 카드결제가 가능하게 하고, 카드결제를 이유로 보험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보험사에 대해 별도의 처벌 규정을 둬 소비자의 지불 결제 편의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 보험료 카드납 비중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총 보험료(16조1225억 원) 중 카드납 비중은 4.5%에 불과했다. 손해보험사 또한 총 보험료(19조5380억 원) 중 28.8%에 그쳤다.

금융감독원은 보험료 카드결제 확대 유도를 위해 보험사별 카드결제 여부를 비율로 보여주는 ‘카드납지수’를 개발하고 2018년 4월부터 각 협회에 보험사별 카드납지수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신용카드 납부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이처럼 보험료 카드납부가 저조한 것에 대해 보험사들은 카드수수료를 이유로 들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 정착을 위해서는 현재 2%대인 카드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카드사들은 보험사의 요구대로 인하할 경우 원가도 되지 않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며 수수료를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의 경우 보험료 납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상품이 많다”며 “월 보험료 규모 또한 커서 보험료 납부를 카드납으로 하게 되면 카드수수료 부담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사업 마진률이 5% 정도인데 이 가운데 카드수수료로 2%를 떼어가게 된다면 보험사들의 이익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카드결제로 보험료를 받게 되면 사업비도 증가해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부담은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은 빚을 내 적금을 드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